김건희 여사가 지난 1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잔디마당에서 열린 제77주년 광복절 경축식이 끝난 뒤 윤석열 대통령에 이어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대학교 교수회가 표절 논란이 불거진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박사학위 논문을 자체 검증하지 않고, 재조사위원회 회의록 공개도 요청하지 않기로 했다. 교수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투표에서 반대 의견이 더 많자 내린 결정이다.
19일 국민대 교수회는 16∼19일 교수회 회원 77.3%(406명 중 314명)가 참여한 온라인 투표 결과를 공개했다. ‘교수회가 자체적으로 김건희 여사 박사학위 논문 검증위원회를 구성해 검증하자는 의견’에 대해서는 반대가 61.5%(193명)로 찬성 38.5%(121명)보다 많았다. ‘학교 본부의 김건희 여사 박사학위 논문 재조사위원회 판정 결과보고서와 회의록 공개(익명 전제)를 요청한다’는 안건에도 반대가 51.6%(162명)로 찬성 48.4%(152명)보다 많았다.
검증 대상에 대해서는 ‘박사학위 논문만 검증하자’는 응답이 33.4%(105명), ‘학교 본부가 검증한 4편의 논문 모두 검증하자’는 응답이 24.8%(78명)이었고 무응답이 41.7%(131명)였다. 해당 안건들을 중대 안건 또는 일반 안건으로 의결할지에 대한 질문에는 56.7%(178명)가 중대 안건에, 43.3%(136명)가 일반 안건에 응답했다. 중대 안건의 경우 과반수 참석에 3분의2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되지만, 일반 안건은 과반수 참석에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된다.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2007년 ‘한국디자인포럼’ 17호에 발표한 ‘온라인 운세 콘텐츠의 이용자들의 이용 만족과 불만족에 따른 회원 유지와 탈퇴에 대한 연구’ 표지
홍성걸 교수회장은 결과를 발표하기 전 교수회 회원들에게 “우리의 결정이 어느 방향이라도 그것은 교수의 집단 지성의 결과”라며 “찬성하신 분들이나 반대하신 분들이나 모두 우리 국민대의 명예를 존중하고 학문적 양심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했다. 이어 “교수회원 모두 누구보다도 자존심도 강하고 스스로 프라이드를 가진 분들”이라며 “그런 분들의 집합적 결정을 우리 모두 존중하고 이번 일을 계기로 교수사회가 더욱 화목하고 서로 이해하는 마음을 갖기를 소망한다”고 했다.
앞서 국민대 교수회는 12일 임시총회를 열어 김 여사 논문에 대해 교수회 검증위원회를 통한 자체 검증 실시 등을 의제로 찬반 투표를 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총회 참석자 대다수는 교수회 자체 검증위를 구성해 논문 표절 여부를 재검증하자는 의견에 동의했으나 의사정족수에 미달해 전체 교수 회원을 대상으로 투표를 진행하게 됐다. 자체 검증이 결정되면 교수회는 각 단과대학 교수회 평의원회가 추천한 위원회로 검증위원회를 꾸릴 예정이었다.
국민대는 지난 1일 김 여사의 논문 4편과 관련한
부정 의혹 재조사 결과 박사학위 논문과 영문 제목에 ‘회원 유지’를 ‘member Yuji’라고 적은 논문 등 3편은 연구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않으며, 나머지 학술지 게재논문 1편은 검증이 불가하다고 판단했다.
이우연 기자
aza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