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울진 산불 LNG기지 2㎞까지 접근 현재는 4㎞ 밖으로 멀어진 상태 만일의 사태 대비해 가스공사·소방서 비상대기 중
5일 오후 3시30분께 한국가스공사 삼척기지본부 월천리 방면 남단 도로에 분당 7만5000ℓ의 물을 방수할 수 있는 대용량 방사포가 설치돼있다. 고병찬 기자
5일 오후3시30분께 강원도 삼척 한국가스공사 삼척기지본부 월천리 방면 남단 도로를 달리니 100m 간격으로 대용량 방사포 두 대가 도로 갓길에 배치돼있었다. 남쪽을 바라보고 놓인 대용량 방사포는 분당 7만5000ℓ의 물을 방수할 수 있다. 4일 경북 울진군에서 시작된 산불이 강원 삼척까지 번지며 국가 주요 산업시설인 삼척 액화천연가스(LNG) 생산기지를 위협하며 배치된 장비다. 방사포가 바라보는 쪽 산너머 뿌연 연기가 보였지만 이곳은 불길이 보이지 않는다.
5일 오후 3시30분 현재 불길은 생산기지로부터 4km 밖으로 밀려난 상태다. 한국가스공사와 소방 당국은 현재 화마가 생산기지를 덮칠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지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이날 한국가스공사 삼척기지본부 관계자의 설명을 종합하면, 삼척 액화천연가스 생산기지에는 현재 복구인력을 포함한 한국가스공사 직원 104명이 3조 2교대로 24시간 대비태세를 갖추고, 소방인력 34명, 소방차 25대, 대용량 방사포 2대가 배치돼있다. 전날밤까지 울진에서 난 산불이 생산기지 2km 인근까지 번지며 인근 주민들이 불안에 떨었지만, 현재는 풍향이 바뀌며 불길은 밀려났다. 총 12기의 저장탱크 등 생산기지 설비에서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강풍의 방향이 바뀌어 다시 불길이 올지 몰라 한국가스공사와 소방서 등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한국가스공사 삼척기지본부 관계자는 “화마가 생산기지를 덮을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판단하고 있으나 한국가스공사와 소방은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 만반의 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삼척 소방서 관계자도 “현재 삼척은 소강상태지만 밤새 다시 강풍에 불길이 일지 몰라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인근 원덕읍 소재 6개리 주민 1000여명은 4일 내려진 긴급대피령으로 대피했다가 5일 일부는 집으로 돌아가고, 집이 전소된 주민들만 인근 원덕종합복지관이나 민박집에서 머물고 있다.
삼척/고병찬 기자 ki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