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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만리재사진첩] 파란 작업복 입고…김진숙 ‘퇴임’하다

등록 2022-02-25 18:00수정 2022-02-25 19:31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의 에이치제이(HJ)중공업(옛 한진중공업) 명예 복직 및 퇴임식이 25일 오전 부산 에이치제이중공업 영도조선소에서 열렸다. 김 지도위원이 소감문을 읽으며 울먹이고 있다. 뒤쪽으로 젊었을 적 김 지도위원의 사진이 보인다. 부산/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의 에이치제이(HJ)중공업(옛 한진중공업) 명예 복직 및 퇴임식이 25일 오전 부산 에이치제이중공업 영도조선소에서 열렸다. 김 지도위원이 소감문을 읽으며 울먹이고 있다. 뒤쪽으로 젊었을 적 김 지도위원의 사진이 보인다. 부산/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여러분들의 힘으로 여기까지 왔습니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았던 세월, 37년의 싸움을 오늘 저는 마칩니다”

김진숙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부산본부 지도위원의 명예복직 및 퇴직식이 25일 오전 부산 에이치제이(HJ)중공업 영도조선소 내 단결의 광장에서 열렸다. 한진중공업의 푸른색 작업복 차림으로 행사에 참석한 김진숙 지도위원은 행사에서 발언하기 전 자신과 함께 투쟁한 사람들의 발언을 듣다 단상에 올라가서 할 이야기가 떠오르면 종이에 계속 적었다. “김진숙에게만 굳게 닫혔던 문이 오늘 열렸다. 정문 앞에서 단식해도 안 되고, 애원해도 안 되고, 피가 나도록 두드려도 열리지 않았던 문이 오늘에야 열렸다”며 김 지도위원은 복직 인사를 시작했다.

김진숙 지도위원은 작업복에 ‘작업복의 꿈 해고 없는 세상 김진숙 복직’이라고 적힌 배지를 손수 달았다. 송경용 신부의 장난스러운 발언에 물을 마시다 크게 웃던 김 지도위원은 송경동 시인의 시를 듣다 눈시울이 붉어졌다. 결국 그는 단상에 올라 준비한 소감문을 읽어 내려가던 중 노동 운동을 하다 먼저 세상을 떠난 열사들을 언급하며 눈물을 흘렸다. 김 위원은 “박창수 위원장이 입고 끌려갔던 옷, 김주익 지회장이 크레인에서 마지막까지 입었던 작업복, 곽재규가 도크 바닥에 뛰어내릴 때 입고 갔던 그 작업복, 최강서의 시신에 입혀줬던 그 작업복. 탄압과 분열의 상징이었던 이 한진중공업 작업복은 제가 입고 가겠습니다”고 말했다.

그는 에이치제이중공업 경영진과 정치권에도 당부의 말을 남겼다. “경영진들에게 말씀드립니다”고 이야기를 시작한 그는 “단 한 명도 자르지 마십시오. 어느 사람도 울게 하지 마십시오. 하청 노동자들 차별하지 마시고 다치지 않게 해주십시오. 그래야 이 복직은 의미가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중대재해처벌법을 언급하며 정치권에는 “하루 6명의 노동자를 죽인 기업의 목소리가 아니라 유족들의 말을 들어야 합니다”라고 제대로 된 처벌을 위한 방안을 밝히기도 했다. 이어 “수많은 70~80년대 해고노동자들, 삼화고무를 비롯한 부산 지역 수많은 신발 공장 노동자들이 30~40년을 해고자로, 위장취업자로 빛도 이름도 없이 사라진 그 억울한 이름을 불러주십시오. 특별법을 만들어서라도 맺힌 한을 풀어주십시오”라며 함께 노동운동을 했던 사람들을 언급하기도 했다.

김 지도위원은 발언 말미에 “먼 길 포기하지 않게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긴 세월 쓰러지지 않게 버텨주셔서 고맙습니다. 마지막으로 다시 정리해고 위기 앞에선 대우버스 동지여러분 힘내십시오”라며 함께 30여년 간 싸운 이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그는 “끝까지 웃으면서 투쟁!”이라고 힘차게 소리치며 발언을 마무리했다.

현장의 사진을 모아본다.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 노란 안전모를 쓰고 푸른색 작업복을 입고 명예 복직 및 퇴임식에 참석해 있다. 부산/김혜윤 기자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 노란 안전모를 쓰고 푸른색 작업복을 입고 명예 복직 및 퇴임식에 참석해 있다. 부산/김혜윤 기자

동료들의 발언을 듣던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발언문에 추가내용을 빼곡하게 적어 내려가고 있다. 부산/김혜윤 기자
동료들의 발언을 듣던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발언문에 추가내용을 빼곡하게 적어 내려가고 있다. 부산/김혜윤 기자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울먹이며 소감문을 읽고 있다. 부산/김혜윤 기자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울먹이며 소감문을 읽고 있다. 부산/김혜윤 기자

37년 투쟁에 도움을 준 이들과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부산/김혜윤 기자
37년 투쟁에 도움을 준 이들과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부산/김혜윤 기자

부산 에이치제이중공업 영도조선소 들머리에 있던 복직투쟁 텐트가 텅 비어 있다. 이 텐트는 복직식이 열린 25일 철거됐다. 부산/김혜윤 기자
부산 에이치제이중공업 영도조선소 들머리에 있던 복직투쟁 텐트가 텅 비어 있다. 이 텐트는 복직식이 열린 25일 철거됐다. 부산/김혜윤 기자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자신의 복직투쟁 텐트가 철거되는 장면을 핸드폰에 담고 있다. 부산/김혜윤 기자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자신의 복직투쟁 텐트가 철거되는 장면을 핸드폰에 담고 있다. 부산/김혜윤 기자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조선소 들머리에 있던 복직투쟁 텐트 및 팻말들이 철거되는 모습을 김진숙 지도위원이 바라보고 있다. 부산/김혜윤 기자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조선소 들머리에 있던 복직투쟁 텐트 및 팻말들이 철거되는 모습을 김진숙 지도위원이 바라보고 있다. 부산/김혜윤 기자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노조 사무실 인근에 있는 박창수, 김주익, 곽재규 열사 합동 추모비를 둘러보고 있다. 부산/김혜윤 기자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노조 사무실 인근에 있는 박창수, 김주익, 곽재규 열사 합동 추모비를 둘러보고 있다. 부산/김혜윤 기자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명예 복직 및 퇴임식에서 “끝까지 웃으면서 투쟁!”이라며 발언을 마치고 있다. 부산/김혜윤 기자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명예 복직 및 퇴임식에서 “끝까지 웃으면서 투쟁!”이라며 발언을 마치고 있다. 부산/김혜윤 기자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의 명예 복직 및 퇴임식에서 김 지도위원(왼쪽)과 홍문기 대표가 악수하고 있다. 부산/김혜윤 기자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의 명예 복직 및 퇴임식에서 김 지도위원(왼쪽)과 홍문기 대표가 악수하고 있다. 부산/김혜윤 기자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의 에이치제이(HJ)중공업(옛 한진중공업) 명예 복직 및 퇴임식이 25일 오전 부산 에이치제이중공업 영도조선소에서 열리고 있다. 부산/김혜윤 기자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의 에이치제이(HJ)중공업(옛 한진중공업) 명예 복직 및 퇴임식이 25일 오전 부산 에이치제이중공업 영도조선소에서 열리고 있다. 부산/김혜윤 기자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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