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1 중간고사는 중·고등학교 시절 시험에 대한 학생들의 태도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학부모들은 특별한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이주의 교육테마]
불안해진 아이 ‘자부심’ 갖고 편안하게
눈앞 점수보다 올바른 공부습관에 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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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 점수보다 올바른 공부습관에 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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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이 되자 중학교 1학년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긴장이 한층 더해지고 있다. 다가오는 중간고사 때문이다. 중학교 와서 처음 치르는 정기고사에 대한 걱정은 해를 거듭해도 줄지 않는다. 대략 비슷한 고민들로 이뤄져 있는데, 뼈대를 추려보면 ‘중학교 가면 성적이 많이 떨어진다더라. 초등학교 때는 별문제 없었는데 중학교 와서도 잘할지 모르겠다. 첫 시험이라 궁금하기도 하고 걱정된다’는 것. 전국 초·중·고등학교의 중간고사 기간은 4월 말부터 시작해 5월 초에 몰려 있다. 입시학원에서는 4월 전체를 중간고사 대비에 맞췄고, 여러 가지 특강에 보충을 마련해 학생들의 귀가 시간은 더욱 늦어지게 됐다. 부모들 생각으로는 첫 시험이고 아이의 자존심도 걸려 있으니 어떻게 해서든 성적을 내도록 공부시키고 싶은 마음이겠지만, 학생들은 첫 시험을 치르며 시험과 공부, 성적에 대한 태도를 체득하게 된다. 첫 시험에 대한 부담, 떠도는 소문에 흔들리지 않도록 돕자 학생들은 다양한 초등학교 출신으로 구성된 중학교의 반 분위기에서부터 긴장과 경쟁을 느낀다. 또 공부와 시험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 소문이 돌게 되는데, ‘쟤는 매일 새벽 2시에 잔다더라’ ‘지난해 1학년들이 시험을 너무 잘 봐 이번에는 어렵게 낸다더라’와 같은 것들이다. 부모는 부모대로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이야기에 걱정이 많겠지만 자녀들이 겪는 부담감도 헤아려줘야 한다. “그러니? 정말 큰일이네, 더 열심히 해야 되겠다”와 같은 태도는 그 소문들을 인정해 버리는 것이 되므로 좋지 않다. “마음이 불안한 사람들이 괜히 만들어 낸 걱정이야. 마음 쓰지 말고 노력만 잘 하면 돼”라고 바른 태도를 알려줘야 한다. 첫 중간고사 후에도 학생들은 여러 가지 시험과 입시를 치르며 부담과 소문, 경쟁, 긴장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이번 시험만 넘기려는 위로는 현명하지 않다. 공부를 하며 마주치게 될 다양한 상황에서 언제나 떠올릴 수 있도록 든든한 조언을 하자. 가장 중요한 것은 초조해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다. 부모가 시험과 성적에 대해 걱정하면 자녀들은 자신이 신뢰받지 못한다고 느낀다. ‘나 때문에 부모님이 힘들어하는구나’라는 이상한 죄의식도 생긴다. 다른 엄마들과 이야기할 때도 자녀가 들을 때에는 함께 걱정을 늘어놓지 않도록 하고, 이야기가 끝난 후에는 “저 엄마는 걱정이 많은가 보다. 우리 OO는 꾸준히 잘하고 있으니까 괜찮아”라고 자녀의 공부에 자부심을 주어야 한다. 학원 대신 학교수업 중심으로 공부 핵심 골라내는 습관 만들자 초보 중학생들이 공부에 가장 어려움을 느끼는 것은 많아진 과목과 학습 분량이다. 당연히 시험공부를 할 때에도 같은 이유로 힘들어한다. 자연히 사교육으로 눈이 돌아가게 되는데, 첫 시험부터 학원에 의존하는 방법을 택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이후 모든 공부에서도 스스로 해결하려는 엄두를 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미 선행학습 등으로 학원 공부에 의존하고 있었더라도 중간고사만큼은 스스로의 힘으로 치러내도록 해야 한다. 특히 중간고사와 같은 내신 시험은 시험 출제자가 학교 선생님이고, 수업 시간에 배운 것을 기준으로 출제되기 때문에 학교 수업을 시험공부의 중심에 둬야 한다. 학원에서는 시험 범위 전체의 모든 내용을 가르쳐 주기 때문에 공부 분량이 줄어들지 않을 뿐 아니라, 내 기준에 따라 요점을 추리는 연습을 하지 못한다. 교사들이 시험문제를 출제할 때에도 수업 시간에 가르친 내용이 무엇인지를 중심으로 생각하기 마련이다. 수업 시간에는 맥락을 파악하며 집중하고, 복습할 때에는 ‘내가 선생님이라면 시험문제에 무엇을 낼까’를 생각해보자. 내가 골라낸 중요한 내용이 문제집에서는 어떻게 나와 있나 뒤적이며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 무조건 문제집을 사서 1쪽부터 풀기 시작하면 학교 수업과 시험공부의 연결이 안 되고 줄지 않는 공부량에 지치게 된다. 앞으로 중간고사까지는 3주 정도의 시간이 남아 있다. 시험공부 한다는 마음으로 학교 수업에 충실하자. 예습과 복습이 곧 시험 대비와 같으니 시험공부 따로 할 생각은 말아야 한다. ‘공부는 평소에 한다’는 진리도 첫 시험을 통해 경험으로 배워야 한다. 부모 도움이 잔소리로 연결되면 집에서 공부하려 하지 않는다 초등학생 때는 자녀의 공부뿐 아니라 생활 전반에 부모가 관여한다. 중학생이 되었다고 갑자기 달라지지는 않아서 시험공부를 할 때에도 계획표를 짜고 그날의 공부를 검사하는 등 예전의 방법대로 부모가 공부 도움을 주곤 한다. 이것이 나쁜 것은 아니다. 학생들도 첫 시험에 대한 막막함이 있으니 혼자 끙끙대는 것보다 수월하다. 그러나 부모의 부담감과 성적에 대한 욕심은 자기도 모르게 잔소리로 연결된다. 아직 어린 학생들은 부모의 간섭이 싫으면서도 어쩔 수 없이 묶여 있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부모에 대한 미움이 짜증의 수준으로 증폭된다. 공부하는 중에 쌓이는 갈등은 이렇게 시작돼 점점 ‘내가 알아서 해!’라는 말대꾸로 이어지고, 학년이 올라가면서는 집에서 공부하려 하지 않는다. ‘내가 어떻게 공부하는지 엄마에게 알리고 싶지 않다’는 거다. 시험을 치르며 학생들은 공부만 하지 않는다. 공부하며 부모와 부딪치고, 혼나고, 자기 자신이 싫어지면 그 느낌은 시험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으로 굳어진다. 부담이 큰 첫 시험이지만, 남들 눈 의식해서 시험을 잘 봐야 한다거나 엄마에게 혼나지 않기 위해 공부해야 한다는 태도가 만들어지지 않도록 주의하자. 시험 뒤 등수·점수 확인 보다 무엇을 왜 틀렸는지에 관심 두자 자녀들은 시험에 대한 부모의 태도를 그대로 받아들인다. 중간고사가 끝난 후에도 주의해야 할 점들이 있다. 중학교의 시험은 초등학교 때와 달리 반 평균과 전교 평균까지 모두 성적표에 나오고 선생님에 따라서는 석차를 성적표에 적어 주기도 한다. 부모로서는 숫자들에 신경이 쓰이는 것이 당연하지만, 등수나 점수를 기준으로 잘했는지의 여부를 판단하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 부모가 아니더라도 학교와 사회에서 충분히 스트레스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점수보다는 시험지를 펼쳐서 틀린 문제들을 먼저 살피자. “이건 엄마랑 공부한 거잖아”라는 말이 나올 것 같겠지만, 아이가 먼저 “아, 이거 진짜 아까워!”라고 선수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마련해 주고 “진짜 그렇네. 얼마나 속상했을까”라고 맞장구치면서 즐겁게 틀린 문제를 복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몇 개 틀렸는지보다 왜 틀렸는지에 관심을 가져주는 것이 공부와 시험에 대한 정직한 생각을 갖게 한다. 다음 시험을 볼 때에도, 앞으로 공부를 해 나가면서 계속 자신의 공부를 판단하는 잣대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점수를 위해 공부하지 않는 자세, 틀리면 틀린 이유를 생각하며 즐겁게 실력을 키우는 태도는 본격적인 공부가 시작되는 중학교의 첫 시험부터 만들어진다는 점을 기억하자. 보통 중1 중간고사는 ‘성적 떨어질까’ 신경쓰느라 앞으로 계속 이어질 학생들의 학습마인드는 뒷전이 되기 쉽다. 시험에 대한 능동적인 학습 태도, 나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는 공부 습관, 공부하며 겪는 어려움을 가족에게 솔직히 이야기하는 방법 등은 첫 시험을 준비하는 중1들에게 부모들이 주어야 할 선물이다. 이지은/교육·학습법 전문가 <공부를 통째로 꿰뚫는 통 공부법>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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