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기 로스쿨 전형을 분석해본 결과, 로스쿨 입학이 ‘한 번 찔러나 보는 감’처럼 만만한 일이 아니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사진은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입학설명회 장면. 김진수 기자 jsk@hani.co.kr
이주의 교육테마 / 로스쿨 전형 분석과 전망 전국의 뛰어난 인재 다모여
자신만의 특·장점 부각해야
대충 준비하다간 ‘백전백패’ “지난해 11월에 치러진 로스쿨 입시에서는 높은 경쟁률과 더불어 우수한 학생들의 지원으로 서류평가 및 면접에서 매우 조심스러운 진행이 불가피했다. 서류평가에서는 학부성적과 법학적성시험(LEET) 성적, 공인영어성적 등 이른바 스펙이 좋은 학생들이 많았는데, 많은 논의 끝에 되도록 많은 학생들을 심층면접으로 보내고, 서류평가에서 탈락시키는 비율을 최소화하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 심층면접에서는 서면질의와 대면질의로 나누어진 양일간의 평가를 통하여 수험생의 법학적 소양을 확인하고자 하였다. 수험생들의 법학적 소양을 - 법학지식을 묻는 것은 아니지만 - 사회적 갈등과 분쟁에 대한 이해력을 확인할 수 있는 다양한 문제들을 통하여 평가하고자 한 것이다.” 고려대 로스쿨 입학전형에 주축을 담당했던 장영수 교수가 법률저널(news.lec.co.kr)에 기고한 입학전형 소회의 일부분이다. 지난 3월2일 전국 로스쿨 25곳이 개원과 동시에 입학식을 함으로써 60여년의 사법사상 법학교육 과정의 대변화와 함께 새로운 패러다임의 대장정이 시작됐다. 1995년 사법개혁의 하나로 가시화하기 시작한 지 15년 만에 일단 그 열매를 거둔 셈이다. 전국 25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과 소속 교수들과 2000명의 신입생들의 설렘은 기대와 긴장감으로 역력하다. 흔히들 사회 일각에서는 ‘못 먹는 감 찔러나 본다’고 “사법시험이나 한 번 볼까?”라며 바라만 볼 뿐 쉽게 다가갈 수 없었던 ‘먹음직스런 떡’을 이젠 “로스쿨이나 준비해 볼까?”라는 말로 바꾸며 막연한 법조인의 길을 그릴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결코 쉽게 생각하지는 말라고 권하고 싶다. 법조인을 꿈꾸는 열정을 가진 인재가 겹겹이 층을 쌓고 있기에 하는 말이다. 기대 반 의구심 반으로 각 로스쿨이 신입생을 모집한 결과, 지원자들의 ‘스펙’(객관적 평가요소 대상)이 놀라울 정도로 좋았다. 이들 지원자들의 스펙은 단지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토익 800점대는 명함을 내밀기 힘들고 학점과 법학적성시험 성적은 상위 10%를 점유해야 그나마 안전권이다. 국제봉사활동 등 화려하고 특이한 사회 경험도 많았다. 전국의 날고 기는 인재들은 다 모인 셈이다. 극히 일부는 뒤처지는 스펙을 예비법조인을 꿈꾸는 열정으로, 또는 사회정의를 향한 끼로 면접관들을 매료시켜 이들의 자리를 대신 차지하기도 했다. 자기소개서와 면접도 중요하다. 로스쿨별로 미묘한 차이는 있지만, 입학전형의 객관적 평가로서 1단계에서는 법학적성시험(LEET)·영어·학점·자기(학업계획)소개서가 각 25%, 2단계 면접에서는 1단계 성적을 합산하거나 면접성적만으로 평가해 최종 합격자를 뽑는다. 그러나 기억해야 할 점은 로스쿨에 입학하려면 평가 요소 가운데 어느 한 분야만 잘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모든 항목에서 뛰어나고 자기만의 특·장점도 드러낼 수 있어야 한다. 1기 로스쿨 입학생 선발과정에서 로스쿨은 바로 이런 인재를 원했다. 로스쿨 제1기 입학을 위한 수험생과 대학가의 분주함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1년이 지나 제2기 입학을 위한 준비들로 분주하다.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의 잠정적 계획안을 보면, 5월 중순 법학적성시험 시행 공고, 6월15일~30일 응시원서 접수, 8월23일 법학적성시험이 실시된다. 지난해와 비슷한 형태와 방법으로 2010학년도 로스쿨 입학 전형이 진행될 예정이다. 올해 51회 사법시험 응시원서 접수 인원(2만3430명)과 지난해 법학적성시험 지원자(1만960명), 전국 법과대 학생(1만2000여명), 법무사·변리사 등 유사법조 자격시험 준비생(1만여명) 등을 고려해볼 때 2기 입학은 1기보다 좀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미 1기 입학과정에서 탈락한 7000여 입학 준비 유경험자들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무슨 시험을 보든 만만하게 생각하고 대충 준비해서는 결코 합격을 보장받을 수 없다. 로스쿨 입학도 예외가 아니다. 전문 과목을 평가해 합·불합격자를 평가하는 직접적인 자격시험은 아닌 것으로 보여 로스쿨 입학을 쉽게 생각하고 대충 준비하는 경향이 있을까 염려돼서 하는 말이다. 로스쿨 입학은 단순한 대학원 입학이 아닌 법조인이 되기 위한 ‘1차 시험’이기 때문이다. 법대 출신자가 졸업 후에도 3~5년 전력 질주해야만 합격하는 것이 현 사법시험이다. 이와 대등한 실력을 갖추고 또 철저하게 교육을 통한 법조인재 양성을 지향하고 졸업과 동시에 변호사시험을 치러 적·부적합을 걸러내는 부담을 첩첩이 안기고 있는 것이 로스쿨이다. 로스쿨은 명확한 법조인상을 갖출 것도 요구하고 있다. 이성진 <법률저널> 기자, 노환기 리트맥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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