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는게 죄인처럼 느껴지는 최종하(고3)군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전국] 대전 동구 명석고 3학년 최종하, 유승인 군 어려운 가정형편에 대입 부담
지난 15일 2008대입 수능시험을 치른 고3 수험생 종하와 승인이는 시험에서 해방돼 즐거운 마음 한편으로 또 다른 짐이 생겼다. 바로 대학지원 원서비와 등록금 마련에 대한 부담이다. 넉넉하지 않은 집안형편을 생각하면 대학을 앞둔 자신이 죄인이 되는 것 같다.
대학입학 앞두고 죄인이 된 느낌,
책 값이라도 보태고자 백화점 주차장 알바 중 종하(대전 명석고3)는 수능을 보자마자 아르바이트를 구하기 시작했다. 현재 대전 동구에 살고 있는 종하는 지역적 특성상 서구나 유성구에 사는 친구들과 비교했을 때 빈부격차가 크다고 말했다. 학교 친구들만 봐도 다들 수능 마치고 새벽 택배알바를 한다. 종하네 부모님은 ‘자식 고생시키는 것 싫다’며 반대하셨지만 학비까지는 안되더라도 대학 교재라도 제 힘으로 마련해 볼 생각으로 백화점 주차장 안내 알바를 하고 있다. 그나마 반대하는 부모님을 설득해 주중알바가 아닌 주말알바를 구했다.
오전 9시 30분부터 저녁 7시반, 8시반까지 하루 거의 10시간을 일하면 한 달에 30만원이다. 밖에서 종일 서 있어야 하는 일이라 앞으로 날씨가 추워지면 일이 더 힘들어 질 것이라 예상하고 있지만, 작년에 횟집 알바 했던 것에 비하면 쉬운 편이다. 고2 때 주말을 이용해 6개월 정도 대청보조댐 근처의 횟집에서 하루 12시간 씩 일을 했다. 일당 5만원으로 알바치고는 임금이 높은 편이었지만, 앉아서 숨 돌릴 겨를도 없이 바빠서 몸이 많이 힘들었다. 그래도 나보다 힘들게 일하는 부모님을 생각하면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데……. 사실 종하네 집은 아버지, 어머니, 형과 함께 네식구가 서로를 위하며 화목하게 지내지만 경제적 형편은 좋지 못한 편이다. 해고된 비정규직 어머니 생각하면 가슴아파, 정의로운 사회복지사 되고파 “대학입학 앞두고 제가 죄인이 된 느낌이에요. 좋은대학(국립대학)가야 등록금도 쌀텐데, 공부를 아주 잘하는 편이 아니라 수시2학기로 해천대학교 사회복지학과에 합격했어요. 사립대라 등록금도 400만원 가까이 하는데, 4년동안 부담할 생각하니 벌써부터 걱정이 앞서네요.” 또한 최근에 방직공장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로 일하시던 어머니가 직장에서 해고되서 배터리 회사에 다니시는 아버지의 월급 160여만원으로 가정생계를 꾸려야하는 상황이다. 어머니는 원래 서구쪽으로 일을 다녔는데, 회사 측에서 동구에 사는 노동자를 위한 차량을 운영하는 비용을 아끼기 위해 일방적으로 해고를 한 것이다. 조장까지 맡았던 어머니가 혹여나 자식들 마음 쓸까봐 “이제 아침에 아들 밥 먹여서 보낼 수 있어 기쁘다”고 하는 말에 정말 코 끝이 찡했다. 종하가 사회복지학과 전공을 선택한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다. 힘도 없고 딱히 잘하는 것도 없지만 스스로 가슴 속에 뜨거운 정의감 있다고 생각하는 종하. 그는 사회복지사가 돼서 자신처럼 입시에 찌들어 청소년을 구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같은 동네에 사는 승인이(대전 명석고3)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동네에서는 알바를 구하기 어려워 시내로 나가야 하는데, 그럼 매일 드는 차비도 만만찮아서 아직 일을 못하고 있다. “등록금 부담 덜려면 국공립대 가야 할텐데…”
또 정시 지원을 앞둔 승인이는 생각만큼 성적이 나오지 않아 대학 입학에 대한 불안감도 떨쳐 버릴 수 없다. 국어교사가 되고픈 승인이는 집안형편을 생각해서 국립대나 공립대 국어교육과나 국어국문학과를 가려고 했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사립대 밖에 지원할 수 없는 것이 착잡하다.
수선업을 하시는 어머니와 영업용 택시운전을 하시는 아버지의 월수입을 합하면 200만원 정도. 3명의 자녀를 키우기엔 역부족이다. 특히 승인이 밑으로는 7살 난 동생도 있고, 대학생 누나도 있어 앞으로 원서비와 등록금을 부담하실 부모님을 생각하면 미안함이 앞선다. 그나마 누나가 공부를 잘해서 국립대학교에 다니며 장학금을 받고 있어 다행이다.
이럴 때 모 대선후보의 자녀위장취업과 대학교 총장 자녀의 편입학 비리, 재벌가 부당 재산 상속 등의 뉴스를 접하면 더 화가난다. 교과서에서만 배웠던 부익부 빈익빈을 갈수록 체감하고 있다. 이제 정말 ‘개천에서 용 못 난다’고 생각한다. 모든 사람에게 발전할 수 있는 토대가 공평하게 마련돼야 하는데 희망도 안주고 기회도 박탈하는 게 현실이다.
“공부 잘하는 친구들은 서울로 대학진학을 하는데, 중상위층 학생들은 잘해야 충남대 가요. 그래도 동구에 있는 학교 중 우리학교가 좋은대학을 많이 보내는 학교라고 하는데, 명문이라 불리는 충남고나 대전고에 비교하면 많이 떨어지는 편이에요. 학교가 산에 둘러싸여 있어서 학원도 없고 스타 강사진도 없어요.”
하고 싶은 헬스 돈 때문에 포기할 때 부모 원망하기도
모든사람에게 공평하게 기회주는 사회가 됐으면… 지금까지 학원이나 과외교습을 한번도 받아보지 않았던 종하와 승인이는 고3때도 인터넷 강의조차 마음껏 듣지 못했다. 인터넷 동영상 강의를 보려면 PMP가 있어야 하는데, 고3들의 ‘MUST HAVE’아이템 PMP 구입비용만 30~40만원 하니까 엄두도 못냈다. 그래도 부모님 원망은 안했다. 형이나 누나에게 학습지도를 받을 수 있었기 때문에. 하지만 승인이와 종하가 유일하게 어려운 가정형편을 원망하며 한탄한 적이 있었으니, 바로 그토록 원하던 ‘헬스’등록을 못한 것이다. 고1 때부터 운동에 관심이 많아서 헬스장에 다니고 싶었지만, 월 등록비가 부담되서 한번 시도해 보지 못했다. 오전수업만 하는 요즘에는 시간도 많아 기회는 충분하지만, 알바비 받아도 이래저래 써야 할 돈이 많아 결국 등록은 뒷전이 되고 만다. 무엇인가 하고 싶은게 있는데 돈 때문에 포기해야 할 때는 참 마음이 아프다. 이제 몇 달만 있으면 사회진출을 앞둔 두 친구는 사회양극화가 심한 사회를 보면서 부당함을 많이 느낀다.
“정부는 시민을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아요. 재개발 하면 있는 사람은 땅값 올라서 좋겠지만 돈 없는 사람들은 입주권 받아도 살 능력이 안되요. 그 입주권 팔아도 그만한 집을 구할 수도 없고… 대안을 세워놓고 정책을 추진했으면 좋겠어요.” (종하)
“있는 사람끼리만 잘 살고 못사는 사람은 자살해도 신경 안쓰는 것 같아요. 기회를 줬으면 공평하게 잘 살 수 있었는데, ‘기회를 줘도 능력이 안된다’는 식으로 무시하잖아요. 아무리 열심히 해도 낙하산 타는 사람은 못 이기는 사회예요.” (승인)
마지막으로 이들은 상대적으로 발전이 안되고 있는 동구에 청소년이 쉴만한 공간이 많이 생기길 바랐다. 만화책방, 청소년 헬스장, 색소폰 강의, 드럼교실 같은 문화생활을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었으면 한다.
대학교에 가면 헬스도 마음껏 하고 캠퍼스에서 노래하면서 놀고 싶다는 종하와 승인이. 스무살 세상을 향해 날개를 펼치는 그들의 꿈이 빈부격차 때문에 꺾이지 않았으면 한다.
김지훈 기자 news-1318virus@hanmail.net
ⓒ2007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즐겨찾기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책 값이라도 보태고자 백화점 주차장 알바 중 종하(대전 명석고3)는 수능을 보자마자 아르바이트를 구하기 시작했다. 현재 대전 동구에 살고 있는 종하는 지역적 특성상 서구나 유성구에 사는 친구들과 비교했을 때 빈부격차가 크다고 말했다. 학교 친구들만 봐도 다들 수능 마치고 새벽 택배알바를 한다. 종하네 부모님은 ‘자식 고생시키는 것 싫다’며 반대하셨지만 학비까지는 안되더라도 대학 교재라도 제 힘으로 마련해 볼 생각으로 백화점 주차장 안내 알바를 하고 있다. 그나마 반대하는 부모님을 설득해 주중알바가 아닌 주말알바를 구했다.
오전 9시 30분부터 저녁 7시반, 8시반까지 하루 거의 10시간을 일하면 한 달에 30만원이다. 밖에서 종일 서 있어야 하는 일이라 앞으로 날씨가 추워지면 일이 더 힘들어 질 것이라 예상하고 있지만, 작년에 횟집 알바 했던 것에 비하면 쉬운 편이다. 고2 때 주말을 이용해 6개월 정도 대청보조댐 근처의 횟집에서 하루 12시간 씩 일을 했다. 일당 5만원으로 알바치고는 임금이 높은 편이었지만, 앉아서 숨 돌릴 겨를도 없이 바빠서 몸이 많이 힘들었다. 그래도 나보다 힘들게 일하는 부모님을 생각하면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데……. 사실 종하네 집은 아버지, 어머니, 형과 함께 네식구가 서로를 위하며 화목하게 지내지만 경제적 형편은 좋지 못한 편이다. 해고된 비정규직 어머니 생각하면 가슴아파, 정의로운 사회복지사 되고파 “대학입학 앞두고 제가 죄인이 된 느낌이에요. 좋은대학(국립대학)가야 등록금도 쌀텐데, 공부를 아주 잘하는 편이 아니라 수시2학기로 해천대학교 사회복지학과에 합격했어요. 사립대라 등록금도 400만원 가까이 하는데, 4년동안 부담할 생각하니 벌써부터 걱정이 앞서네요.” 또한 최근에 방직공장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로 일하시던 어머니가 직장에서 해고되서 배터리 회사에 다니시는 아버지의 월급 160여만원으로 가정생계를 꾸려야하는 상황이다. 어머니는 원래 서구쪽으로 일을 다녔는데, 회사 측에서 동구에 사는 노동자를 위한 차량을 운영하는 비용을 아끼기 위해 일방적으로 해고를 한 것이다. 조장까지 맡았던 어머니가 혹여나 자식들 마음 쓸까봐 “이제 아침에 아들 밥 먹여서 보낼 수 있어 기쁘다”고 하는 말에 정말 코 끝이 찡했다. 종하가 사회복지학과 전공을 선택한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다. 힘도 없고 딱히 잘하는 것도 없지만 스스로 가슴 속에 뜨거운 정의감 있다고 생각하는 종하. 그는 사회복지사가 돼서 자신처럼 입시에 찌들어 청소년을 구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같은 동네에 사는 승인이(대전 명석고3)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동네에서는 알바를 구하기 어려워 시내로 나가야 하는데, 그럼 매일 드는 차비도 만만찮아서 아직 일을 못하고 있다. “등록금 부담 덜려면 국공립대 가야 할텐데…”
유승인(고3)군은정시지원을 앞두고 국공립대에 못갈 것 같아 등록금 부담이 크다고 걱정했다.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모든사람에게 공평하게 기회주는 사회가 됐으면… 지금까지 학원이나 과외교습을 한번도 받아보지 않았던 종하와 승인이는 고3때도 인터넷 강의조차 마음껏 듣지 못했다. 인터넷 동영상 강의를 보려면 PMP가 있어야 하는데, 고3들의 ‘MUST HAVE’아이템 PMP 구입비용만 30~40만원 하니까 엄두도 못냈다. 그래도 부모님 원망은 안했다. 형이나 누나에게 학습지도를 받을 수 있었기 때문에. 하지만 승인이와 종하가 유일하게 어려운 가정형편을 원망하며 한탄한 적이 있었으니, 바로 그토록 원하던 ‘헬스’등록을 못한 것이다. 고1 때부터 운동에 관심이 많아서 헬스장에 다니고 싶었지만, 월 등록비가 부담되서 한번 시도해 보지 못했다. 오전수업만 하는 요즘에는 시간도 많아 기회는 충분하지만, 알바비 받아도 이래저래 써야 할 돈이 많아 결국 등록은 뒷전이 되고 만다. 무엇인가 하고 싶은게 있는데 돈 때문에 포기해야 할 때는 참 마음이 아프다. 이제 몇 달만 있으면 사회진출을 앞둔 두 친구는 사회양극화가 심한 사회를 보면서 부당함을 많이 느낀다.
승인이와 종하는 사회양극화가 심화되는 우리사회에 불만을 느꼈지만, 자신의 꿈을 포기하고 꿋꿋하게 잘 살아가겠다고 다짐했다.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2007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즐겨찾기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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