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10월 9일은 한글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세종대왕의 위업을 기리는 ‘한글날’이다. 국경일이지만 소위 ‘빨간날’로 불리는 공휴일이 아닌 한글날의 유래를 알아보자.

국경일인데 안쉬는 한글날 유래 어떻게 되나?

우리나라에서 한글날을 기념한 것은 1926년 일제시대이다. 당시 조선어학회(현 한글학회)는 한글이 반포(1446년)된 지 480돌이 되는 1926년 11월 4일을 ‘가갸날’로 정하고 처음 한글날 기념을 가졌다.

이후 1928년 ‘한글날’로 명칭이 변경됐고, 지금의 한글날은 ‘훈민정음’ 원본인 해례본을 근거로 기록에 나와있는 9월 상순의 마지막날을 양력 환산한 결과, 1945년부터 1446년(세종 28년) 10월 9일을 한글날로 확정했다.

한글날은 1970년부터 국경일로 지정해 행사를 치러 왔으나 1990년에 단순 기념일로 바뀐 뒤, 지난해 다시 국경일로 지정됐다. 하지만 다른 국경일과 달리 공휴일에서는 제외돼, 휴일로 정해 그 위상을 높혀야 한다는 목소리도 일고 있다.

민주노동당도 8일 논평을 내고 민족의 혼과 얼을 담아낸 한글을 우수성을 자랑스럽게 여기며, 한글은 대한민국 역사와 국민들에게 큰 축복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한글보다 영어가 중요해진 우리사회의 세태와 교육현실에서 우리글이 외면당하는 현실을 안타까워하며, 교육정책의 변화를 촉구하기도 했다.

또 한글날을 휴일로 제정해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국민들이 과학적이고 창조적인 언어인 한글을 기념하고 쉴 수 있기를 정부 관계부처에 바랐다.

북한에도 한글날 있다

한편 2차 남북정상회담의 북한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북한에서도 한글을 민족의 자랑스러운 유산으로 여기며 한글날을 기념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단, 기념일 날짜는 다르다. 북한은 창제일인 세종 25년 음력 12월을 양력으로 따져 매년 1월 15일 ‘훈민정음 창제기념일’로 기념하고 있다.

북한은 “훈민정음은 가장 과학적인 제작원리에 기초해서 만들어진 세계에서 으뜸가는 글자”라고 극찬하며 “우리 말의 말소리를 가장 정확하게 반영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글자를 만든 도학적 원리도 아주 독특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현재 북한은 평양말을 중심으로 ‘문화어’를 사용하고 있다. 1966년부터 ‘말다듬기 사업’을 펼친 북한은 어려운 한자어, 일본식 용어, 외래어를 우리말로 쉽게 고쳤다. 우리가 일상에서 외래어를 쉽게 사용하는데 반해 북한은 우리말로 다듬어 사용하고 있어 같은 말이지만 이질감이 느껴지는 단어들도 많다.

한글 생일 맞아 무료 폰트 선물받자

이밖에 한글날을 맞아 온·오프라인에서 우리글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그 의미를 기리는 각종행사들이 진행되고 있다. 특히 손글씨보다 웹 상의 폰트가 친숙한 현대인을 위한 온라인 이벤트가 많이 마련됐다.

한글폰트로 유명한 산돌 커뮤니케이션은 한글날을 기념해 한글폰트 3종을 10월 한달동안 무료 제공한다.

글씨체는 산돌 광수연서체, 산돌 단아체, 산돌 크레용체로 산돌 광수연서체는 기존의 광수체보다 조금 각이 지고 날렵한 느낌을 준다.

개인용 미니홈피를 꾸밀 수 있는 싸이월드에서는 오는 15일까지 무료글꼴을 체험할 수 있는 한글날 이벤트를 한글날 당일까지 진행한다. 사이트에서 마음에 드는 글꼴을 선택하면 방명록, 사진첩, 게시판에서 바로 적용된다

또한 한글과컴퓨터는 문화재청,국립국어원과 공동으로 제작한 초등학생용 ‘한글 문화재’ 디지털 슬라이드 교재 파일을 한글날인 9일 온라인을 통해 무료로 배포할 계획이다.

‘한글 문화재’ 교재는 초등학교의 1교시 수업이 가능한 총 30개 분량의 주제를 개별 파일로 제작했다. ‘한글 관련 문화재’를 주제로 한 15개의 교육 슬라이드는 이 달중 추가 공개키로 했다.

한편 한글문화연대는 9일 오후 2시부터 서울 인사동 쌈지길 앞마당에서 한글무늬가 새겨진 옷을 무료로 나눠주는 ‘한글, 날아오르다’ 행사를 연다.

김지훈 기자 news-1318viru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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