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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꽉 막힌 학교에서 ‘나’를 찾다

등록 2007-05-02 16:45

경기여상 풍물동아리 학생들이 방과후에 운동장에 모여 풍물을 치고 있다.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경기여상 풍물동아리 학생들이 방과후에 운동장에 모여 풍물을 치고 있다.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동아리] 왕따, 학교폭력, 입시교육, 해법은 동아리활동
‘나’를 실현하고 ‘우리’를 얻어가는 동아리 활동

어느 누군가는 그렇게 말한다. ‘청년문화’가 곧 ‘대중문화’가 되 버린 이유는 대학 동아리들이 죽었기 때문이라고. 작게 보면 동아리 활동이 학생들의 취미활동이라고 볼 수 있지만, 그것들이 살아있을 때 비로소 ‘청년문화’, 혹은 ‘청소년문화’가 꽃핀다는 말일 것이다.

현재 중고등학교 동아리 역시 크게 활성화되어 있지는 않다. 그러나 동아리활동은 청소년문화와 삶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특히 학교 안 동아리를 살리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꽉 막힌 학교에서 ‘나’를 찾다


시대가 많이 변했다고들 하지만 여전히 학교는 공부 잘하는 학생들은 존중하지만, 공부못하는 학생들은 날개가 부러진 새 같은 존재다. 무력감에 빠지며 미래가 보이지 않고, 자신감이 없는 하루하루를 살아가야만 한다. 또한 아침자율학습, 보충수업, 과외, 학원 등으로 하루종일 지치고 힘들게 살아가는 청소년들에게 탈출구는 절박하게 필요하다.

그런 측면에서 동아리활동은 학교안의 또다른 배움터가 되고 있다. 청소년들은 동아리활동을 하면서 자기 자신이 정말 하고 싶었던 일이 무엇인지, 꿈이 무엇인지 시도해보게 된다. 또한 앞뒤로 꽉 막힌 생활에서 유일하게 ‘해야 하는 일’이 아니라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동아리 활동이다.

동지애와 공동체, 동아리의 힘!

"악기사줘! 연습실줘! 풍물사랑!"

"우리의 문화는 우리가 만든다!"

"우리들은 원한다 많은 지원금!"

"딴따라 라고 부르지 마세요!"

2006년 ‘사단법인 청소년문화예술센터’에서 개최한 청소년자유콘서트에서 약 100여개의 동아리 1,000여명의 학생들이 참여했는데, 공연에서 그들이 외쳤던 요구가 바로 위의 내용이었다. 얼마나 절박했으면 동아리 학생들이 가장 좋아하는 ‘공연’에 나와서도 저런 요구를 외쳤을까. 그만큼 학교 안 동아리활동의 상황은 열악하다. 담당교사를 구하기 힘든 동아리도 있고, 전혀 재정 지원이 되지 않아 축제 때마다 사비를 수십 만원씩 걷어야하며 끼니를 거른 채 연습을 한다. 뿐만 아니라 연습할 공간도 전혀 없는데, 일부 교사들은 ‘공부 안하고 노는 학생들’ 취급을 하기도 한다. 이는 동아리 활동을 하는 청소년들을 힘들고 지치게 한다.

그러나 이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중고등학교 동아리들이 계속 유지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 개인의 발전만 있었다면 절대 이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현재 중고등학교 동아리가 지탱되는 가장 큰 힘은, 공동체 문화일 것이다. 혼자서는 불가능하지만, 함께 작품을 만들고 공연을 할 수 있는 친구와 선후배가 있다는 사실. 어려운 일이지만 함께 만들고 마침내 축제를 통해 빛을 발하게 되었을 때, 한층 더 두터워진 그들의 ‘동지애’는 아마도 가슴벅찬 경험과 희망이 될 것이다.

휘경여고 응원댄스 동아리, 함께 공연을 할 수 있는 친구와 선후배가 있다는 사실은 이들에게 가장 큰 힘이다.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휘경여고 응원댄스 동아리, 함께 공연을 할 수 있는 친구와 선후배가 있다는 사실은 이들에게 가장 큰 힘이다.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청소년문화, 청년문화의 새로운 가능성

현재 대중문화가 곧 청년문화이며 청소년문화가 되버린 현실에 대해 많은 사람들은 ‘문제’라고 입을 모아 우려하고 있다. 그렇다면 모든 것을 상품화시키고, 극도로 자극적인 대중문화를 극복하고 어떻게 ‘청년문화’를 만들 수 있을까. 대학생, 청년층을 놓고 생각하면 참 답답하고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눈을 돌려 중고등학생들을 보면 이는 불가능한 이야기가 아니다.

포털 사이트에서 청소년들의 ‘학교놀이’에는 청소년뿐 아니라 어른들도 리플을 많이 달고, 자신의 중고등학교 시절의 경험을 회자한다. 이처럼 청소년 시기의 경험은 사람의 한평생을 바꿔놓을 만큼 중요하다.

동아리활동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주체적으로 선택, 책임지고, 점점 파괴되는 공동체를 다시 복원하는 일이다. 더불어 청소년들의 끼와 열정으로 삶과 문화가 통일되는 새로운 문화적 가능성을 지닌 활동이기도 하다.

동아리활동을 살리는 일, 그것이야말로 입시교육 안에서 가장 훌륭한 대안교육이며 청소년의 건강한 문화를 가꾸어가는 일이다.

조은영 기자 beloved93@hanmail.net
ⓒ2007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즐겨찾기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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