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기르기
재진이네 곤충 이야기/① 개미 기르기
어젯밤에는 이상한 꿈을 꾸었다. 책에서처럼 내가 작아져서 개미집에 들어가는 꿈이었다. 그곳에는 개미들이 열심히 일을 하고 있었고 나도 개미들과 함께 재미있게 놀았다. 꿈에서 깨니 갑자기 전에 시디 상자에 개미를 키웠던 것이 생각났다.
우리 집 앞 베란다에 식물과 난을 키우고 있는데 어디에서 생겼는지 개미들이 이 화분 저 화분으로 줄을 지어서 옮겨 다니고 있었다. 어떤 때는 길을 잃은 개미인지 거실 식탁 근처까지 들어오는 개미도 있었다. 그래서 개미 소탕작전에 들어갔다. 일단 개미집이 어디인지 며칠 관찰했더니 난 화분 중 하나로 밝혀졌다. 시디 상자 하나에 구멍을 뚫어 입구를 만들고 투명테이프로 막아 개미집을 만들었다. 이제 화분을 쏟아서 여왕개미를 잡는 가장 중요한 일이 남았다.
개미집이 있는 화분을 들고 1층 화단으로 가서 커다란 흰 종이를 깔고 화분을 쏟았다. 개미들과 알이 흙과 함께 뒤섞였다. 개미들은 그 와중에도 알을 가지고 어디로 가야 하는지 이리저리 정신없이 움직였다. 몇 마리 일개미와 알을 흙과 함께 시디 상자에 넣고 막은 뒤 바닥에 엎드려서 정신없이 돌아다니는 개미 속에서 여왕개미를 찾기 시작했다. 지나가는 사람들마다 뭘 하냐고 물어봤다. 여왕개미를 찾는다는 말에 아이들이 하나, 둘 모였지만 시간이 지나도 찾지 못하자 다 가 버렸다. 나도 거의 지쳐갈 무렵 드디어 숨어 있던 여왕개미를 찾았다. 그때의 기쁨이란….
시디 상자의 일개미들은 바로 흩어져 있는 알들의 위치를 어떻게 아는지 구석구석 모두 찾아서 한곳으로 모아 놓았다. 그리고 몇 마리는 여왕개미 옆에서 몸을 움직이기 편하도록 흙을 이리저리 치워주면서 방을 만들어 주는 것 같았다. 한 시간쯤 지나서 어떻게 되었나 보니 알을 모아 두었던 곳이 바뀌어져 있었고 번데기방과 알의 방을 분리해 놓았다. 진짜 너무 신기하고 놀라웠다.
다음날 아침 일어나자마자 시디 상자를 보았다. 또 다시 알과 번데기의 방, 여왕개미의 방의 위치가 바뀌어 있었다. 그리고 정말 내 눈앞에서 여왕개미가 알을 낳고 있었다.
김재진/고양 용정초등학교 5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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