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환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26일 오전 김재철 <문화방송>(MBC) 사장의 해임안을 처리하기 전 이사장실로 들어가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공영방송 회복·해고자 복직 등 과제 산더미
MBC 새 사장 누가 되나 촉각
황희만·정흥보·구영회 등 물망에
‘김재철 입’ 이진숙 본부장도 거론
방송사 내부 ‘이 본부장 거부감’ 커
MBC 새 사장 누가 되나 촉각
황희만·정흥보·구영회 등 물망에
‘김재철 입’ 이진숙 본부장도 거론
방송사 내부 ‘이 본부장 거부감’ 커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가 이명박 정부의 ‘낙하산’ 인사와 언론 장악의 대명사였던 김재철 <문화방송>(MBC) 사장을 26일 해임하면서 문화방송 안팎에서는 안도의 한숨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문화방송 정상화를 위해서는 망가진 뉴스와 시사 프로그램 회복, 해고·징계자 문제 해결, 분열된 조직의 통합 등 과제가 산적해 있다. 따라서 박근혜 정부 하에서 임명될 신임 사장이 누구냐에 따라 참된 의미의 정상화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문화방송이 해결해야 할 문제 가운데 우선 꼽히는 것은 망가진 프로그램들의 원상회복이다. 문화방송은 이미 ‘3등 방송’으로 전락했다. <뉴스데스크>는 불공정 방송의 상징처럼 돼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지난해 11월 방송 시간을 오후 8시로 옮긴 뒤에도 시청률은 6~8%대다. 대표적 시사 프로그램이던 <피디수첩> 역시 작가 8명 전원이 해고당하고 시용 피디들이 배치되면서 신뢰도가 추락했다. <사시매거진 2580>도 ‘아이템 검열’ 논란이 이는 등 우여곡절을 겪어왔다.
박재훈 문화방송 노조 홍보국장은 “새 사장이 임명되면 뉴스의 공정성을 보장하고, 시사 프로그램 등 문화방송이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였던 부문의 경쟁력을 회복하는 데 가장 관심을 두어야 한다. 그것이 추락한 위상을 끌어올리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역시 중요한 과제는 최승호 피디, 박성제·박성호 기자, 정영하 전 노조위원장 등 해고자 8명의 복직 문제다. 김 사장이 지난해 12월 말 이근행 전 노조위원장 등 2명을 ‘특별채용’ 형식으로 복직시켰지만, 지난해 파업 관련자들은 모두 회사 밖을 떠돌고 있다. 문화방송 해고자 문제 해결은 <와이티엔>(YTN) 등 다른 언론사 해고자 문제와도 연결될 수 있다. 와이티엔도 현재 노종면 전 노조위원장 등 6명이 회사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문화방송 안팎에서는 새 사장이 누가 오든 해고자 문제 해결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이명박 정부의 언론 장악에 대한 문제점을 인정하면서 해고자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조직을 추스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6월 해고당한 박성제 기자는 “시간이 걸릴 수는 있겠지만, 복직은 노·사 화합을 위해 반드시 해결돼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보복성 인사와 징계자 문제도 풀어야 한다. 서울남부지법은 21일 문화방송이 파업 참가자들을 본디 직종과 무관한 부서로 전보한 것은 무효라는 결정을 내린 바 있다. 박 기자는 “100명 이상의 기자들이 현장 밖으로 밀려나 있는 상태에서 프로그램 경쟁력 확보는 요원하다. 김 사장이 등용한 문제 인사들도 정리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런 과제를 해결해야 할 문화방송 새 사장이 누가 될지도 당연히 초미의 관심사다. 황희만 전 문화방송 부사장, 정흥보 전 춘천 문화방송 사장, 구영회 전 문화방송 미술센터 사장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김 사장의 ‘입’으로 문화방송 안팎의 지탄을 받았던 이진숙 문화방송 기획홍보본부장도 거론된다.
문화방송의 한 관계자는 “지금 거론되는 인물들은 항상 후보군에 있었던 사람들이다. 개개인에 대한 평가가 다를 수는 있지만 김 사장보다는 낫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이진숙 본부장은 문화방송 구성원들로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지난해 10월8일 오후 5시께 정수장학회를 방문하기 위해 이진숙 문화방송(MBC) 기획홍보본부장(오른쪽)과 이상옥 문화방송 전략기획부장이 서울 중구 정동 경향신문사 1층에서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다. 이날 이 본부장과 최필립 정수장학회 이사장이 나눈 문화방송 및 부산일보 지분 매각 논의는 7일 뒤인 15일 <한겨레> 최성진 기자의 보도로 외부에 알려졌다. 경향신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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