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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미디어

선거방송 심의위 ‘편파·졸속’ 스스로 인정

등록 2007-12-13 19:01수정 2007-12-14 00:27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기자협회, 한국피디연합회 등 언론시민단체는 12일 오후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시선집중> 부당심의 및 한나라당 방송탄압 규탄 기자회견’을 열어 선거방송심의위회의 ‘주의’ 결정을 규탄했다. 강창광 기자 <A href="mailto:chang@hani.co.kr">chang@hani.co.kr</A>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기자협회, 한국피디연합회 등 언론시민단체는 12일 오후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시선집중> 부당심의 및 한나라당 방송탄압 규탄 기자회견’을 열어 선거방송심의위회의 ‘주의’ 결정을 규탄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MBC ‘시선집중’ 제재 일주일만에 번복…KBS ‘쌈’도 집행정지
방송위원회 산하 선거방송심의위원회가 자신이 내린 결정을 스스로 번복했다. 결국 정파적 이해관계에 따라 졸속 심의를 했다는 일부의 비판을 확인한 셈이 됐다.

선거방송심의위는 12일 〈문화방송〉이 〈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 다룬 에리카 김 인터뷰와 관련해 낸 재심 청구 심사에서 애초 내린 ‘주의’ 결정을 취소했다. 심의위는 〈시선집중〉과 함께 내렸던 〈한국방송〉의 〈시사기획 ‘쌈’-2007 이미지 선거〉에 대한 ‘주의’ 결정도 이날 집행 정지하고, 오는 17일 회의에서 제작진의 의견을 듣기로 했다.

심의위원들은 이날 회의에서 〈시선집중〉 제작진의 청구내용을 놓고 4시간이나 공방을 벌였다. 〈시선집중〉 쪽은 에리카 김을 인터뷰한 다음날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을 출연시킨 점 등의 반박자료를 냈다. 이에 문화방송이 반론권을 동등하게 보장해 형평성을 갖췄으니 문제가 없다는 의견과, 범죄행위를 한 위험한 인물을 인터뷰하면서 사회자가 별도로 고지하지 않아 ‘주의’가 필요하다는 견해가 팽팽하게 맞섰다. 위원들은 결국 의견을 좁히지 못하고 표결에 들어가 4 대 3으로 ‘문제없음’ 판정이 나왔다. 지난번 ‘주의’ 쪽에 표를 던졌던 남선현 방송협회 사무총장의 표가 이동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총원이 8명이라 법적 효력을 가지려면 5명의 문제없음이 나와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에 박영상 위원장이 마지막으로 ‘문제없음’에 표를 더했다.

선거방송심의위는 한국방송 〈쌈〉의 ‘2007 이미지 선거’ 편과 ‘대선후보를 말한다-무신불립’ 편에 대해서는 17일 심의할 예정이다.

심의위의 이런 우왕좌왕 판정과 관련해, 언론계와 학계에서는 일부 심의위원들이 대선 후보 검증이라는 국민의 알 권리보다는 특정 후보의 이해에 치우친 정파적 심의를 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강형철 숙명여대 언론정보학부 교수는 “(두 프로그램은) 저널리즘 차원에서 아무 문제 없는 사항”이라며 “유력한 대선 후보를 검증하여 독자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는 것은 언론 본연의 임무인데도 심의위원들이 정파적 판단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피디연합회 등 언론시민단체도 12일 방송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특정 정파에 줄서기로 가닥을 잡은 선거방송심의위는 정치적 편견을 떨쳐버릴 것”을 촉구했다.

문현숙 기자 hyuns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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