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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미디어

준비된 특종행진 ‘도박공화국’ 3년여 발품의 산물

등록 2006-08-25 23:25수정 2006-08-30 12:06

왼쪽부터 2003년 10월31일, 2005년 7월 6일, 2006년 7월26일, 2006년 8월21일
왼쪽부터 2003년 10월31일, 2005년 7월 6일, 2006년 7월26일, 2006년 8월21일
‘바다이야기’ 사태 터지기 전부터
‘성인오락실’ 문제 집요하게 보도
사회 전체의 문제임을 부각시켜
만화가 강철수의 〈내일 뉴스〉라는 만화를 아시나요? 뉴스시간마다 ‘내일 뉴스를 말씀드리겠습니다’라는 앵커 목소리와 함께, 내일 벌어질 뉴스를 오늘 전해주는 요술쟁이 라디오를 소재로 한 만화였습니다. 이 만화를 보며, 솔직히 ‘이런 라디오만 있다면 항상 특종기사를 쓸 수 있을 텐데’라는 행복한 꿈(실현 가능성은 없지만)을 꾼 적이 있습니다.

근데, 만화 같은 이런 일이 〈한겨레〉 지면에서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아니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한겨레의 준비된 특종이었습니다. 성인오락실이 바로 그것입니다.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는 ‘바다이야기’ 사태를 예감하듯, 한겨레는 한 달 전인 지난 7월26일 ‘비상등 켜진 도박공화국’ 시리즈를 독자 여러분께 보여드렸습니다. 사행성 성인오락실 불법영업 실태를 고발한 기획기사였지요.

공권력이 영향을 끼치지 못한 채 조폭이 장악한 성인오락실을 샅샅이 파헤쳤습니다. 부산지역에서만 조폭이 성인오락실 100여곳을 장악해 상품권 환전으로만 매달 200억원을 벌어들이고 있는 문제를 보여줬습니다. 경찰의 형식적인 단속과 유착 의혹, 서울 종로구 창신동의 도박게임 중독실태 등도 르포로 담았습니다. 이를 통해 성인오락실이 일부의 불법영업이 아니라, 사회 전체의 문제라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바다이야기 사태가 불거지면서 한겨레의 특종 행진은 1면 머릿기사에서 이어집니다. 8월21일치 ‘영등위(영상물등급위원회) 심의 탈법 일상화’, 22일치 ‘심의위원이 불법오락실 업자와 동업’, 23일치 ‘오락실시장 탈세 1조원대’, 24일치 ‘성인오락실 강력단속방침, 국회 문광위서 제동 걸었다’ 등등….

경쟁지들은 한겨레가 지적한 문제를 그대로 따라가는 수준이었습니다. 심지어 중앙은 22일치 ‘영등위, 로비에 노출됐다’라는 1면 톱 기사에서 한겨레 기사를 통째로 받아 썼습니다. 한겨레 기사들은 포털사이트 뉴스사이트 순위를 차지하며, 사람들의 관심을 모았습니다.

한겨레 기사가 운이 좋았기 때문이었을까요? 아닙니다. 한겨레와 성인오락실과의 전쟁은 2003년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한겨레는 그해 10월 ‘부산지역 성인오락실 검·경 상납비리’를 고발해, 성인오락실의 대대적인 단속을 끌어냈습니다. 이 보도로 2003년 말 삼성언론상도 받았습니다. 이어 지난해에는 영등위가 성인오락기를 무분별하게 허가하고 업자들과 유착한다는 문제도 제기했습니다.

모든 언론들이 도박공화국으로 지금 난리치고 있지만, 도박 문제를 무려 3년 이상 집요하게 취재해 온 언론은 한겨레밖에 없습니다. 한겨레와 다른 신문의 또 다른 차이는, 기사에서 의혹이 아닌 팩트로 보여주고 있는 점입니다.


우리나라 언론은, 이슈가 터졌을 때만 들끓다 금세 식어버리는 경향 때문에 ‘냄비언론’이라는 비아냥거림을 듣곤 합니다. 하지만 한겨레는 그러한 냄비언론과는 다른 모습으로 가려 합니다. 독자 여러분, 기대해 주십시오.

정혁준 june@hani.co.kr/〈하니바람〉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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