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가 기승을 부리는 계절이 찾아왔다. 갑자기 영하로 내려간 기온 탓에 몸살을 앓는 것은 비단 우리의 몸만이 아니다. 줄어든 일조량 탓에 기분마저 저조해지니 계절성 우울증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늘어간다. 날씨가 추워지면 우리 몸은 월동 준비를 위해 평소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기 때문에 이전과 같은 생활 방식으로는 몸과 마음이 쉽게 견딜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더 많은 영양소를 섭취하고 적절한 수면과 운동으로 단련해야 하는 것이다.
여기까지는 모두 다 아는 사실이라고? 그렇다면 이것은 어떤가. 추운 계절에 청결을 유지하는 것 말이다. 흔히들 여름철은 세균이 번식하기 쉬운 계절이라 하여 청결에 많은 주의를 기울이지만 겨울철엔 상대적으로 소홀해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날이 춥다고 해서 씻는 것도 마다하고 온종일 이불 속에만 들어가 있는 것은 위생상에도 좋지 않다.
이럴 때일수록 따뜻한 물로 깨끗이 샤워하고 활동적으로 움직여서 우리 몸의 에너지 순환을 북돋아야 한다. 실제로 두통에 효과적인 치료법 중 하나는 머리를 감는 것이라고 한다. 깨끗이 머리를 감고 나면 군더더기처럼 붙어 있던 해로운 기운이 씻겨 나가 머리가 맑아진다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우리 조상들이 예부터 청결을 중요시한 것은 단순히 깔끔한 체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청결이 우리의 몸과 마음에 직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깨우쳤기 때문 아닐까? 김선현(차병원ㆍ차의과학대학교 미술치료대학원 교수)
대한트라우마협회와 세계미술치료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 동양인 최초로 독일 베를린 훔볼트대학 예술치료 인턴과정을 수료했고 일본에서 임상미술사 자격을 취득한 뒤 국내에서 미술치료 활동을 해왔다. 최근에는 세월호 사고 학생들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연평도 포격 피해 주민 등 ‘국가적 트라우마’의 피해자들의 상처를 치료해 주목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