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있는 시간은 누구에게나 필요하고,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혼자 있는 시간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싫어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이 시간을 현명하게 보내야 한다는 것만은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혼자 있는 시간에 우리를 찾아오는 감정 중 가장 많은 것은 개인적인 고민이다. 이 시간에 우리는 감성적이고 어려운 고민과 정면으로 마주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옛 시절에 대한 향수로 아련한 기분이 들기도 하고, 과거의 부끄러운 실수나 안타까운 후회로 한숨이 나오기도 한다. 그리운 누군가나 원망스러운 사람들의 면면들이 떠오르는 경우도 있다.
김선현(차병원ㆍ차의과학대학교 미술치료대학원 교수)
이렇듯 자칫 잘못하면 외로움과 쓸쓸함에 빠지기 쉬운 혼자 있는 시간에 도움이 될 만한 그림들을 소개한다. 그림 속 인물들은 모두 혼자 있고, 화면에서 조금씩 비켜서 있다. 그림을 바라보고 있는 우리도 그들을 방해할 수 없는 것이다. 그들은 모두 자신의 무언가에 집중하고 있고, 완전하고, 자유로워 보인다. 문득, 혼자서 잘 지내는 사람이 타인과도 잘 지낼 수 있다는 말이 떠오른다. 어쩌면 우리가 이 삶과 잘 지낼 수 있는지 없는지는 불시에 찾아드는 혼자인 시간을 얼마나 충만하게 보낼 수 있는지에 달린 것 아닐까?
글 김선현 교수, 그래픽 정희영 기자, 기획 권은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