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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의료·건강

손에 쥔 스마트폰, 뒷목부터 발목까지 질병 ‘푸시’

등록 2014-01-21 20:18수정 2014-03-06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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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기획] 당신의 디지털, 안녕하신가요
⑥ 디지털 사용자, 위협받는 건강
이제 스마트폰 없는 삶은 상상이 어려워졌다. 길을 걷거나 운전을 하면서 스마트폰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아이들을 달래려 스마트폰으로 동영상을 보여주거나 게임을 하게 해 주는 부모도 자주 눈에 띈다. 하지만 스마트폰 과잉 사용은 중독을 비롯한 정신적 문제와 함께 어깨와 목·허리 등 관절 질환이나 근시나 안구건조증과 같은 안과 질환의 발생 가능성을 높인다. 전문의들은 아이들의 경우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줄이되, 스마트폰을 볼 때에는 고정된 자세를 취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 정신의학의 새로운 문제 한국정보화진흥원이 2012년에 펴낸 ‘스마트폰 중독 실태 보고서’를 보면 스마트폰에 중독된 사용자 비중은 전체 조사 대상의 8.4%로, 같은 해 인터넷 중독률 7.7%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후에 스마트폰은 더 많이 보급되고 게임과 앱들이 점점 늘어났기 때문에 중독률은 계속 높아졌을 것이라는 게 이 분야 전문의들의 지적이다.

중독 증상은 우선 스마트폰을 통해 페이스북·밴드 같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빠져 주변 사람들과 소통 장애를 겪는 문제를 들 수 있다. 가족이나 직장 동료 등 얼굴을 맞대고 사는 이들과의 관계가 단절될 수 있다는 말이다. 또 스마트폰 게임에 빠지다 보면 이를 하지 못하는 시간에는 불안하거나 우울감에 시달리는 등 금단 증상을 보인다. 게임에 빠져 밤을 새거나 수업·업무도 소홀히 하게 되는 문제도 생겨난다. 김대진 가톨릭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스마트폰 게임이나 에스엔에스에 빠진 사람들은 길을 걷거나 운전중 스마트폰을 이용하다가 사고를 당하기도 한다. 스마트폰 중독 증상은 스트레스, 불안, 우울, 충동조절장애,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등 각종 정신질환과 관련이 있다는 보고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디지털 치매라는 용어를 많이 쓰는데 스마트폰에 빠져 지내는 생활이 결국은 가장 중요한 판단력이나 기억력 등에 손상을 입히는 것으로 보인다. 피하려면 어릴 적 습관이 중요한데 부모가 보채는 아이를 달래는 수단으로 스마트폰을 줘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또 “자녀들과 스마트폰의 과다 사용이 얼마나 유해한지에 대해 자주 얘기해야 하며, 일상에서 나누는 대화의 소중함을 알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인터넷보다 중독률 높은 스마트폰
각종 정신질환 관련성 보고 잇달아
손가락·목·어깨 통증에 시력 약화
아이들 특히 조심…고정 자세 피해야

■ 목·어깨·허리가 아픈 이유는? 관련 전문의들의 설명을 들어보면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사람들 가운데 상당수가 목과 어깨 그리고 허리의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크게 늘고 있다. 그다지 무겁지 않은 스마트폰을 들고 있다고 해서 이런 관절 질환이 오는 것은 아닐 텐데 무엇이 문제일까?

전문의들이 한결같이 꼽는 문제는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자세다. 작은 화면을 자세히 보려고 목과 어깨, 허리를 구부린 자세에서 보게 된다는 것이다. 짧은 시간 동안 이런 자세를 취하는 것이야 별문제가 없지만, 1~2시간씩 매일 이런 자세로 스마트폰을 쳐다보게 되면 목과 어깨·허리 근육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설명이다. 강현석 부평힘찬병원 과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스마트폰 화면을 내려다보는 고개 숙인 동작을 계속하다 보면 목에서 어깨로 내려오는 곳이 심하게 결리고 돌처럼 딱딱하게 느껴지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데, 이는 어깨나 뒷목 주변 근육이 쉬지 못하고 오랜 시간 긴장해 있으면서 근육에 영양분과 산소가 부족해서 생기는 증상”이라고 설명했다. 강 과장은 “초기에는 쉬기만 해도 좋아지지만 오래되면 근막통증증후군이 생긴다. 이땐 쉬어도 통증이 계속될 수 있으며 물리치료·약물주사 등이 필요해진다. 통증 유발점을 찾아 통증을 없애는 주사가 처방일 수 있다”고 말했다.

■ 손가락 근육도 예외 없어 스마트폰은 기본적으로 손가락을 쓴다. 프로그램을 운용하거나 문자 등을 보내려면 손가락 동작이 필수다. 손가락을 구부리면서 화면을 두드려야 하기 때문에 손가락은 물론 손목의 근육이나 인대에 영향이 미친다.

과다 사용 시 손가락을 펴거나 굽힐 때마다 손가락 마디에서 통증이 나타나거나 운동 범위에 제한이 있는 이른바 ‘방아쇠수지증후군’이 나타날 수 있다. 이 증후군은 군대에서 총을 많이 쏘는 사람이 집게손가락에서 통증을 느끼거나 손가락을 제대로 움직일 수 없는 증상을 말하는데, 스마트폰을 자주 쓰다 보면 이런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손목터널증후군도 손가락을 많이 쓰다 보니 손가락을 움직이는 인대와 근육에 문제가 생겨서 나타난다. 강 과장은 “스마트폰 화면에서 문자 등을 자주 쓰다 보니 손목 힘줄을 과사용하게 된다. 힘줄이 붓거나 염증 반응이 나타나면서 검지나 엄지·장지 쪽 손가락과 손바닥이 저리거나 통증이 나타나거나 손이 붓는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초기에는 약을 쓰거나 부목을 대는 방법 등으로 조절이 되지만 심해지면 손목 인대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아이들 근시 악화 요인 스마트폰 화면은 텔레비전 등에 견줘 작다 보니 상대적으로 더 가까이에서 보게 된다. 이 때문에 시력이 한창 성장하는 초등학생이 스마트폰에 빠져 있을 경우 근시를 일으키거나 악화시킬 가능성을 높인다. 진경현 경희대병원 안과 교수는 “화면이 작은 스마트폰을 계속 들여다보는 어린아이들에게서 근시가 악화된다는 보고는 계속 나온다. 특히 어두운 곳에서 작은 화면을 들여다보면 눈이 쉽게 피로해지고 눈의 수정체를 움직이는 근육을 과도하게 쓰게 되면서 근시가 빨리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스마트폰 사용을 줄이되, 평소 이용할 때도 눈에서 최소 30㎝ 이상의 거리를 두도록 전문가는 권고한다. 스마트폰 사용이 안구건조증을 일으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김응수 건양의대 김안과병원 안과 교수는 “스마트폰 화면에 집중하면 눈 깜빡임이 크게 줄어드는데, 눈 깜빡임이 줄면 안구 표면에 수분을 공급할 기회가 감소한다. 평소 1분에 10~15회 정도 눈을 깜빡이나, 스마트폰 화면에 집중하면 1~2회로 띄엄띄엄해져 안구 표면에 수분을 공급할 기회가 줄어든다. 이 때문에 안구건조증이 나타나 눈이 충혈되거나 통증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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