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용석 교수
미디어전문가 황용석 교수
중재자 사라진 소셜네트워크서
남 의견 듣고 자신 의견 개진 중요
정부, 디지털 이용능력 배양 지원을
중재자 사라진 소셜네트워크서
남 의견 듣고 자신 의견 개진 중요
정부, 디지털 이용능력 배양 지원을
황용석 건국대 언론홍보대학원 교수는 “누구나 말할 수 있는 표현의 자유, 이를 위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접근의 자유는 기본적 인권”이라는 관점에서 디지털 활용 능력을 살펴야 한다고 말한다. 개인의 정보 활용 권한이 확대된 사회에서 이는 건강한 민주주의 구성을 위한 핵심이기도 하다. 미디어 활용과 정보 격차 해소 등에 대해 연구해온 황 교수를 지난달 28일 건국대 연구실에서 만났다.
-미디어 역사에서 디지털 미디어 등장의 의미는?
“인류사에서 커뮤니케이션 기술은 인간 행동과 사회 구조에 많은 영향을 미쳐 왔다. 인간은 기술을 이용하기도, 지배당하기도 한다. 구텐베르크 활판 인쇄기가 대중사회와 매체를 꽃피웠다면,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네트워크 사회는 전혀 새로운 사회구조를 양산하고 있다. 특히 텔레비전(TV) 등 대중매체가 만든 (공공 문제에) 무관심한 대중을 어떻게 다시 논의에 참여시킬 것인가 하는 문제가 큰 화두인데, 디지털 미디어는 전환기를 불러왔다.”
-이 시대 강조되는 디지털 리터러시란 무엇인가?
“글을 읽고 쓰는 능력을 뜻하는 ‘리터러시’ 개념이 확장된 것으로, 인터넷과 같은 디지털 기기의 내용을 비판적으로 이해하고, 생산적인 참여와 관계맺기를 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스마트 미디어가 신문, 텔레비전과 다른 본질적인 차이는 ‘인간이 기술에 얼마나 개입하는가’에 있다. 대중매체 시대에 주어진 콘텐츠를 잘 가려서 수용하는 능력이 중요했다면, 인터넷 시대에는 그것을 넘어서 생산적으로 잘 이용하고 건강한 사회경제적 참여를 이루는 능력이 요구된다.”
-소통과 민주주의에 있어서는 어떤 변화가 왔나?
“모바일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는 개인에게 사회적 소통에 높은 통제력을 가져다주었다. 이는 ‘아랍의 봄’처럼 막힌 언론을 뚫고 새로운 의견창구를 열어주기도 했다. 그러나 이 공간에서 개인은 자신을 중심으로 연결된 세상에 놓여 있다. 때문에 자신과 유사한 의견을 가진 이들과만 관계가 강화되면서 극단화 현상을 낳기도 한다. 대중매체가 사회에서 무엇이 중요한 일인지를 알려줬다면, 소셜네트워크는 그런 중요한 중재자가 사라진 상황과 같다. 디지털 리터러시가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디지털 리터러시란 타인의 의견을 받아들이고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는 ‘시민의 덕목’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국내 디지털 활용 격차는 어떠한가?
“정보선진국인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디지털 격차가 적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내면을 살펴보면, 낙관하기는 이르다. 소외계층으로 분류되는 노인층, 장애인, 농어촌 주민, 저소득가구원 등은 여전히 일반인과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나아가 인터넷 접속과 관련해서는 격차가 많이 줄어들었지만, 어떻게 그리고 얼마나 잘 이용하는가를 놓고 보면 격차의 양상은 심각하다. 이제는 피시(PC)와 같은 한 기기가 아니라 다양한 접속매체로 자신의 네트워크 환경을 구성하는 시대가 되었다. 개인이 기술을 어떻게 이용할 수 있는가가 삶을 결정한다. 때문에 각국 정부의 격차해소 사업의 중심도 접속기기 보급에서 이용능력 배양으로 옮겨가는 것이다.”
권오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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