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부 추진계획 밝혀…“원점 재검토” 목소리도
황 전 교수는 법정공방 등으로 당분간 재개 힘들듯
황 전 교수는 법정공방 등으로 당분간 재개 힘들듯
황우석팀 ‘줄기세포 조작’ 기소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팀의 줄기세포 논문조작에 대한 검찰의 최종 수사결과가 발표되면서 앞으로 국내 줄기세포 연구가 어떻게 될 것이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논문 조작 파문으로 이전에 비해 관심이 떨어지긴 했지만 일단 국내 줄기세포 연구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의 최종 수사가 발표된 12일 과학기술부는 줄기세포 조작 사건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면서도 곧 줄기세포연구 종합추진계획안을 수립하는 등 생명공학 분야에 아낌없는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발표의 배경에는 미국, 영국 등 선진국의 활발한 줄기세포 연구 분위기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주립대 연구팀은 최근 복제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즉각 재개할 방침이라고 밝혔으며, 캘리포니아의 어드밴스트셀테크놀로지(ACT)도 복제연구 재개 방침을 곧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만드는 방법이 다른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해왔던 이 분야 전문가들도 이와 비슷한 의견이다. 박세필 마리아생명공학연구소 소장은 “냉동배아를 이용한 줄기세포 수립 방식은 생명윤리법에 저촉이 되지 않아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현재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포천중문의대 등의 연구자들도 마찬가지 견해다.
하지만 생명윤리를 강조하는 학계, 종교계 등은 난자, 배아 등을 사용하는 연구 자체를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지난 2월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는 황 전 교수팀이 난자 사용 등에서 생명윤리를 어겼음을 확인했으며, 논문 조작으로 연구 성과가 전혀 없음이 밝혀진 마당에 실험에 난자, 배아 등을 사용하는 것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힌 바 있다. 서울대병원도 최근 세계줄기세포허브 명칭을 ‘첨단세포·유전자치료센터’로 바꾸고, 연구방향도 배아줄기세포에서 성체줄기세포로 틀었다. 보건복지부는 이날 논평을 내어 “체세포복제 배아 연구 자체에 대한 재평가 필요성이 생명윤리위에서 제기됐는데, 검찰 수사결과 발표로 이에 대한 논의가 좀더 활발히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학계에서는 황 전 교수팀이 수천개의 난자를 사용하고도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한 것을 지적하면서 줄기세포에 대한 연구 가치를 의심하고 있는 분위기다.
이런 상황에도 황 전 교수는 연구 재개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 치열한 법정공방 등이 남아 있는데다, 황 전 교수 연구팀이 거의 와해된 상태여서 당분간은 연구 재개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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