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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의료·건강

코로나 정점 예측, 규모·시기 다 틀렸다…영업시간 제한 유지

등록 2022-03-17 16:49수정 2022-03-18 01:11

18일 거리두기 발표 앞…확진 62만명·사망 429명
당초 시간완화 유력했으나 인원만 ‘8인’ 확대할듯
“사망자 지속증가 가능성” 의료 과부하 우려 높아
17일 오전 서울 송파구 송파구청 상황실에서 직원들이 이날 오전 보건 당국이 발표한 코로나19 신규 확진 숫자를 점검하고 있다. 이날 신규 확진은 62만1328명을 기록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17일 오전 서울 송파구 송파구청 상황실에서 직원들이 이날 오전 보건 당국이 발표한 코로나19 신규 확진 숫자를 점검하고 있다. 이날 신규 확진은 62만1328명을 기록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18일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안 발표를 앞둔 정부가 기존에 유력하게 검토하던 ‘영업시간 제한 완화’ 방안에서 선회해 밤 11시까지인 현재 기준 유지로 가닥을 잡았다. 오미크론 확진자 수가 정부 ‘정점’ 전망을 크게 웃돌고 정점 시기도 늦어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의료체계 부담을 우려한 판단으로 알려졌다.

17일 <한겨레>취재를 종합하면, 정부는 이날 오후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 주재로 열린 방역전략회의에서 현행 영업시간 밤 11시 제한을 유지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사적모임은 현행 6인 제한을 8인으로 완화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정부는 지난 5일부터 오는 21일까지 ‘사적모임 6명·영업시간 밤 11시’로 제한하고 있다.

정부가 전날까지 사실상 확정적이었던 시간제한 완화 또는 폐지 기조를 철회한 까닭은 오미크론 유행 상황이 방역당국의 예측치를 훨씬 넘어서고 있기 때문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17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62만1328명이라고 밝혔다. 이날 하루 확진자는 전날 확진자 40만711명보다 22만617명 많다.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이날 오후 브리핑을 통해 “신규 확진자 62만명 중 7만명은 전전날(15일 확진돼 16일 0시) 통계에 집계되지 못한 이들”이라며 “이를 제외하면 (17일엔) 약 55만명 정도의 발생이 보고됐다”고 언급했다. 이날 사망자도 429명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방역당국은 이날 발표된 사망자 429명 중 3일 이내 사망자는 206명, 그 이전 사망자는 223명이라고 밝혔다. 이 단장은 “앞으로 사망자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집계 과정에서 조정된 부분을 감안하더라도, 현재 유행 규모는 예상을 크게 뛰어넘는다. 정부는 지난 9일 여러 연구기관의 예측을 종합해 유행 정점을 16~22일로 보고, 신규 확진자는 일평균 31만6000명∼37만2000명 수준으로 전망한 바 있다. 이날 기준 최근 7일 평균 하루 확진자 수는 38만7000여명이다. 이상원 단장은 “최신 방역정책과 진단체계 변화 등을 반영한 예측 모델을 다시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교수(감염내과)는 “방역정책 자체가 계속 변동되다보니까, 유행을 키울 수 있는 조건들이 만들어졌다”며 “방역정책이 계속 바뀌면 그걸 (수학적 모델링에) 반영하기가 어려워진다. 예측 자체가 믿을 수 없게 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교수(예방의학과)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유행 예측 모형과 글을 올려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와 검사체계 변경 등이 유행의 규모를 키우고 정점을 늦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두 번의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신속항원검사의 최종 양성 인정, BA.2(스텔스 오미크론), 등교 전 두번의 선제 검사 등으로 유행의 규모는 더 커지고 정점의 시기는 소폭 늦어지거나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 교수는 “하루 50만명의 확진자는 100만명 정도의 감염자를 의미한다. 전국민의 2%가 하루에 면역을 획득하는 수순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지금 규모가 유지된다면 일주일에 14%가 감염으로 추가 면역을 획득해서 곧 유행은 감소 국면으로 접어들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오미크론 유행의 정점 시기도 늦춰질 전망이다. 당초 23일 안팎에서 확진자 증가세가 꺾일 거라는 방역당국의 예상이었는데, 이 단장은 이날 “정점기에 접근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확산세가 예상보다 높은 상황으로 정점 구간이 다소 길게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최재욱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정점이 오는 시기는 이미 더 늦어지고 있고, 더 늦어질까 걱정된다. 다음주가 아니라 다다음주가 돼야 정점을 찍고 감소할 가능성도 있다. 불확실성이 크다”고 말했다.

의료체계 부담은 이미 가중되고 있다. 코로나19 중환자실 병상 가동률은 전날(64.2%)보다 1.4%포인트 올랐다.

최근 일주일간 가동률은 61.1%→61.5%→61.9%→63.7%→65.1%→64.2%→65.6% 수준으로 내내 60%대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경남 3곳, 광주 3곳, 전남 4곳, 세종 3곳 등 지역별로 중환자 병상 부족이 드러난 곳들이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환자 수(1144명)의 정점은 통상 확진자 수 정점 이후 1∼3주로 보고, 향후 과부하가 심해질 것이라 전망한다. 김남중 서울대병원 교수(감염내과)는 “이미 어떤 병원은 환자를 감당하기 어렵다. 일반병실에서 환자를 보기 시작하면서 그나마 나아졌지만, 어느 병원이나 이를 시행하고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거리두기를 더 완화하면 병원이 더 감당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확진자 폭증으로 이송부담도 커졌고, 응급이송체계 부담도 커지는 실정이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구급차가 관외로 이송을 가는 경우가 많다. 인력이나 차량이 제한적인데, 응급상황에서 환자들이 제대로 응급조치를 받지 못하는 사례들이 생겨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박준용 기자 juneyong@hani.co.kr 장현은 기자 mix@hani.co.kr 권지담 기자 gon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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