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상 시위 농성을 마치고 시각장애인 안마사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사진=이정국 기자)
“민생법안 늦춰지면 난린데, 우리 수만명 생계는…”
마포대교에서 농성중이던 시각장애인들이 22일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의 대책마련 약속 뒤 해산했던 고공시위를 다시 시작했다.
이들은 정부의 실현가능한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 달라며 여의도 삼희익스콘벤처타워 옥상에서 위험한 고공시위를 나흘째 벌이고 있다. 직접 찾아간 시위 현장은 보도된 사진에서 보다 훨씬 위태로워다. 앞도 보이지 않는 안마사들이 서로의 옆구리를 부여잡고 12층 건물의 옥상난간을 일렬로 걷는 아슬아슬한 광경은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시각장애인들이 옥상 난간을 걸으며 균형을 잡기 위해 건물 외벽에 내리치는 지팡이 소리가 건물 아래쪽으로 스산하게 울려퍼졌다.
이들이 농성중인 옥상으로 올라가는 입구는 전경들에 의해 철저히 봉쇄되어 있었다. 경찰은 “함부로 올라갔다가는 시너를 뿌리거나 뛰어내릴지도 모른다”며 출입을 엄격히 통제했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건물 주변은 ‘에어매트’로 포위되어 있었다. 옥상으로 진입하는 계단을 지키고 있던 시각장애인에게 〈한겨레〉기자임을 밝히고 취재에 응해줄 것을 부탁했다. 10여분 뒤 두꺼운 철문이 열리며 기자를 옥상으로 안내했다. 기자가 옥상에 올라갔을 때 안마사들은 위험한 난간 농성을 끝낸 직후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시위 현장에서 만난 시각장애인 안마사들은 하나같이 정부가 내놓은 대책은 ‘기만’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안마사는 월급제가 아닌데 쿼터제(할당제)가 무슨 소용 입니까?”
‘안마사 업권수호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지도위원인 김용하(41)씨는 “22일 유시민 장관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해서 마포대교 시위를 풀었지만, 그 뒤로 아무런 움직임도 없고 오히려 정부에서 수수방관 하고 있다”며 정부의 늑장 대응에 대해 울분을 토했다. 그는 “당시 유시민 장관에게 유사안마업소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행정처분 마련과, 국회입법에 대해 적극적으로 협조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전혀 개선의 의지를 보여주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에서 마련 중인 쿼터제 같은 경우도 “한 사람당 2만원씩 받는 안마사의 경우 월급제가 아니라 쿼터제가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쿼터제를 도입해봤자 맹인안마사가 굶어 죽는 건 마찬가지다”며 “정부에서 보다 강력한 대체입법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각장애인들 시위장소인 옥상을 깨끗히 청소해놓았으며 김용하 위원도 “건물주께 죄송스럽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들은 30일 오후에 열릴 비대위와 열린우리당과의 협상결과에 따라 농성을 풀 것인지 계속할 것인지 결정하게 된다. 29일부터는 경찰이 음식물 공급도 차단한 상태다. 시각장애인들의 고공시위는 결연함대신 처연하고 처절했다. 김용하 비대위 지도위원을 만나, 다시 고공농성에 들어간 이유를 들었다.
〈한겨레〉온라인뉴스팀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시각장애인들 시위장소인 옥상을 깨끗히 청소해놓았으며 김용하 위원도 “건물주께 죄송스럽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들은 30일 오후에 열릴 비대위와 열린우리당과의 협상결과에 따라 농성을 풀 것인지 계속할 것인지 결정하게 된다. 29일부터는 경찰이 음식물 공급도 차단한 상태다. 시각장애인들의 고공시위는 결연함대신 처연하고 처절했다. 김용하 비대위 지도위원을 만나, 다시 고공농성에 들어간 이유를 들었다.
30일 시각장애인 안마사들이 정부의 조속한 대책마련을 요구하며 여의도의 한 건물에서 고공 시위를 하고 있다.(사진=이정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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