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하와이 해안 고속도로 2개 구간을 3.7미터 내륙으로 이동할 계획이다. 해수면 상승과 해안가 침식때문이다. 주민들은 ‘땜질 처방’이 아닌 추가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에이피> 통신은 최근 미국 교통부가 400만 달러(44억원)를 들여 하와이 마우이섬의 서쪽에 있는 라하이나의 호노아피야니 고속도로 2개 구간을 약 3.7미터 내륙으로 이동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하와이 지역 언론인 <더 마우이 뉴스>는 이번 공사가 내년 중 시작될 계획이라고 전했다. 공사가 진행될 구간은 우쿠메호메 4.3㎞와 올로왈루 305m이다. 공사를 하면 해수면으로부터 1m 높아지기 때문에 해수면 상승이나 침식으로 인한 안전 문제는 없을 것으로 하와이 주정부는 예상했다. 두 곳은 2019년 미국 하와이 주정부의 해안 고속도로 보고서가 확인한 해안 침식 위험 구간이다.
그러나 주민들은 도로 일부를 옮기는 임시 대책은 근본적 해결책이 아니라고 반박하고 있다. 주민들은 수년 동안 도로를 더 내륙 안쪽으로 재배치할 것을 요구해왔다. 에이피 통신 등에 따르면 마우이족 주민 브랜드 하즐렛은 지역 정부가 마련한 회의 현장에서 “누가 도로를 더 이동하지 않고 이 반창고 접근법을 선택했나”고 말했다.
한국 해안가도 해수면 상승에서 자유롭지 않다. 지난해 12월 해양수산부 국립해양조사원은 지난 1990년부터 2019년까지 연안 조위관측소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그 결과 해수면은 30년 동안 연 평균 3.12㎜씩 높아졌다. 해역별 평균 해수면 상승률은 제주 부근이 1년 동안 4.2㎜로 가장 높았고 이어 동해안 3.83㎜, 남해안 2.65㎜, 서해안 2.57㎜ 순서였다. 관측지점별로는 울릉도가 연 5.84㎜로 가장 높았다. 특히 최근 10년 동안의 동해안과 남해안, 제주 부근의 평균 해수면 상승률은 과거 30년간 평균 상승률 대비 1.3배 이상 더 빨랐다. 국립해양조사원은 해수면 상승 원인으로 그린란드와 남극대륙 빙상이 녹는 속도가 기후 모델들이 예측했던 것보다 훨씬 빠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