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운행 중 타이어와 브레이크 패드가 마모하며 발생하는 미세플라스틱이 북극에까지 날아가 쌓여 햇빛을 반사해 얼음을 더 빨리 녹게 한다. 게티이미지뱅크
운전할 때 발생하는 미세플라스틱은 전체 미세플라스틱의 30%를 차지하며 일부는 대기에 확산해 북극까지 이동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도로발 미세플라스틱’은 북극 눈과 얼음 위에 쌓여 햇빛 반사를 감소시킴으로써 기후변화 속도를 가속화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노르웨이 대기연구소와 오스트리아 빈 대학 공동연구팀은 14일(현지시각) “자동차가 도로를 달릴 때 타이어와 지면 마찰에서 생기는 미세플라스틱과 제동할 때 발생하는 미세플라스틱이 전체 미세플라스틱 발생량의 30%를 차지한다”며 “미세플라스틱들이 대기를 타고 북극까지 이동하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연구팀 논문은 과학 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이날 치에 실렸다.
세계의 연간 플라스틱 생산량은 2018년 기준 3억5900만t에 이른다. 플라스틱은 보통 화학회사들이 제조한 5㎜ 이하의 플라스틱 알갱이(펠릿)를 녹여 만든다. 미세플라스틱을 1㎜ 이하가 아닌 5㎜ 이하로 분류하는 이유다. 하지만 미세플라스틱은 광분해나 물리적 마모, 가수분해 등 2차 원인으로 더 많이 생긴다.
연간 660만t 발생, 전체 플라스틱 생산량의 1.8%
북극 눈 속의 타이어 마모 미세플라스틱(TWP) 농도는 PM2.5의 경우 눈 1㎏당 1∼10나노그램, PM10은 4∼80나노그램이다. 브레이크 패드 마모 미세플라스틱(BWP) 농도는 PM2.5가 2∼30나노그램, PM10이 2∼70나노그램이다.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제공
자동차가 도로를 달릴 때도 미세플라스틱이 생기는데, 타이어 접지면과 도로 바닥 사이의 마찰로 타이어 미세플라스틱이, 브레이크 패드와 드럼 사이 마찰로 브레이크 미세플라스틱이 생긴다. 연구팀은 “세계적으로 인구 1인당 연간 810g의 도로발 미세플라스틱을 만든다”며 “연간 타이어 마모 입자 발생량은 610만t, 브레이크 패드 마모 입자는 50만t으로, 전체 플라스틱 생산량의 1.8%에 이른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오랫동안 공중에 떠 있는 미세플라스틱을 분석해보니, PM2.5(2.5㎛ 이하) 타이어 마모 입자 연간 발생량의 28%인 8100t이 북극이나 고산 등지의 얼음과 눈 곧 ‘빙권’에 쌓이는 것으로 추정됐다. PM2.5 브레이크 마모 입자도 연간 3만t이 빙권에 떨어진다. 남극에도 다른 지역에 비해 매우 적은 양이지만 타이어 PM2.5가 30t, PM10은 10t이 쌓이고, 브레이크 입자들도 비슷한 것으로 연구팀은 분석했다.
노르웨이 대기연구소의 니콜라오스 에방겔리우는 “도로발 미세플라스틱들은 대기로 퍼져나간 뒤 먼 거리를 이동해 극지방 얼음과 눈 위에 쌓이는데, 색깔이 있는 미세플라스틱들이 표면 알베도(지표면으로부터 햇빛이 반사되는 양)를 감소시켜 얼음과 눈이 더 빨리 녹게 한다”고 말했다.
이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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