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현지시각)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 회의장 야외공간에서 기후활동가 100여명이 행진을 하며 기후정의를 촉구했다.
“우리가 원하는 건?” “손실과 피해 재원!”
“우리가 원하는 건?” “기후정의!”
“언제 원하나?” “지금!”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가 폐막일인 18일(현지시각)까지 회의장에는 기후위기로 인한 개발도상국의 손실과 피해에 대한 재원 마련과 기후정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날 낮 기후활동가 100여명은 회의장 야외공간에서 행진하며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손실과 피해에 돈을 내라’, ‘행동해야 할 시간이다’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있었다. 행진이 끝나는 장소에는 ‘기후변화가 아닌 체제 변화’, ‘인권 없이 기후정의도 없다’, ‘우리는 아직 패배하지 않았다’, ‘아프리카가 불타게 놔두지 마라’ 등이 적힌 펼침막이 붙어 있었다.
집회에 참석한 우간다의 활동가 바네사 나카티는 “(기후변화협상이 진행된) 30년간 우리는 사람들이 말하고, 많은 약속이 이뤄지는 걸 지켜봤다. 하지만 그 약속들은 사람들의 고통도, 우리의 지구가 뜨거워지는 것도 막지 못할 것이다”라며 “지도자들은 손실과 피해 재원에 대해 명확한 합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8일(현지시각)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 회의장 야외공간 한쪽 벽면에 ‘인권 없이 기후정의도 없다’ 등이 적힌 펼침막이 붙어 있다.
이날 오후 같은 자리에서 ‘기후정의를 요구하기 위한 글로벌 캠페인’(DCJ) 등 단체들도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한쪽 주먹을 치켜들고 노래를 부르고, “이러쿵 저러쿵(블라블라블라)은 그만”, “사람들의 힘” 등의 구호를 외쳤다. ‘블라블라블라’는 지난해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당사국총회(COP26)를 앞두고 스웨덴의 기후활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세계 정상들이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행동은 하지 않고 말만 늘어놓고 있다고 비판하며 한 말이다. 이날 이들은 이집트 감옥에 갇혀 있는 민주화 운동가 알라 압둘 파타흐의 생일을 맞아 연대의 의미로 엘이디(LED) 초를 켜기도 했다.
이날 집회에 참여한 이들은 현재까지 나온 이번 당사국총회 협상 결과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최종 결정문에 손실과 피해와 관련해 진전된 내용이 담기길 기대했다. 우간다의 활동가 헬렌 니마는 “협상은 실망스럽다”고 했다. “아프리카에서 열리는 만큼 아프리카의 당사국총회가 되기를 바랐고, 사람들의 당사국총회가 되길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로비스트와 화석연료 회사들의 당사국 총회가 됐어요.” 영국의 활동가 아사드 레만은 결정문 초안에 대해 “파키스탄 홍수 등 기후위기로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지만, 선진국들은 돈을 내고 싶지 않다는 것”이라며 “그들에게 돈이 있다는 걸 우리는 알고 있다. 누군가의 집을 불태운 피해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영국의 활동가 조엘 로페즈도 “당사국총회에서 시민사회는 목소리를 냈는데, 이를 세계 정상들이 얼마나 듣고 있는지가 문제다. 그들은 이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13개월 딸과 함께 집회에 참여한 그는 “딸의 미래가 안전하길 바라기 때문에 이 자리에 왔다”고 덧붙였다. “제 딸뿐만 아니라 모두가 괜찮기를 바랍니다. 저는 부자나라에서 왔으니 당장은 좀 더 안전하겠지만, 기후위기가 더 심각해지면 아무리 제프 베이조스(아마존 창업자)라도 괜찮지 못할 겁니다.”
결정문 초안에는 이번 당사국총회 최대 쟁점인 손실과 피해 재원 마련 방안이 담기지 않았다. 당사국들은 폐막일인 18일을 넘겨 19일까지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18일(현지시각)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 회의장 야외공간에서 영국의 활동가 조엘 로페즈가 13개월 딸과 함께 기후정의를 촉구하는 집회에 참가했다.
샤름엘셰이크/글·사진 김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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