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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판 키우거나 뒤집거나…COP26의 ‘결정적 장면’ 5컷

등록 2021-11-14 17:23수정 2022-01-06 13:37

[COP26 글래스고 통신 31]
2주간의 COP26 폐막
“실망적” 평가 지배적
미래세대 성장 두드러져

“동트기 전이 가장 어둡다.”

폐막을 앞둔 12일 전세계 기후단체 네트워크 소속인 기후미디어허브는 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그전 공개된 합의문 초안에 대한 비판이 적잖았으나 최종 합의문은 더 후퇴했다. 2050년 지구의 미래와 그 경로에서 중대한 2030년까지의 기후정치를 결정해야 하는 위급함에, COP26은 2015년 파리협정을 도출한 COP21 이후 가장 큰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거듭 각국의 각자도생이 확인되고, 내년의 과제는 더 많아진 셈이 됐다. 산림 보호, 메탄과 석탄 감축, 친환경차 전환 등 주요 탄소 흡수, 배출원 관련한 성명들이 나왔지만 대전환을 이끌기에는 부족하다. “모든 국가는 2030년 배출목표를 2022년까지 재검토하고 강화하기로 합의했다”(유엔)가 성과일 순 없기 때문이다. 스웨덴의 기후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를 포함해, 청소년기후활동가들의 성장은 괄목할 만했다. 그들은 스스로 “우리가 리더”라고 외치는 데 주저함이 없었다. 결정적 장면 5컷으로, 지난 2주간의 COP26을, 결정적 장면 5컷으로 압축해보았다.

COP26, 정상들의 화려한 외출

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COP26)이 특히 주목받은 것은 120여개 국가 정상이 직접 영국 글래스고를 찾았기 때문이다. COP26은 1~2일 특별정상회의로 시작하며 기대를 높였다. 실제 100개국 이상이 2030년까지 전세계의 삼림 파괴를 막자는 약속을 했다. 브라질, 인도네시아 등 산림이 많은 국가도 포함됐다. 미국이 주도한 국제메탄서약 가입국도 100곳이 넘는다. 하지만 정상회의는 동시에 한계를 예고하기도 했다. 온실가스 최다배출 그룹에 속하는 중국, 인도, 러시아의 정상을 불참했기 때문이다.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주석을 향해 “큰 실수”를 했다고 비판했다. 2일 오전 총회 행사장인 스코티시 이벤트 캠퍼스(SEC)에 모인 각국 정상들.

COP26 성패 가른 탈석탄

COP26의 최대 관심사는 탈석탄 계획의 구체화다. 선진국은 2030년대, 개도국은 2040년대에 석탄 사용을 중단한다는 목표를 영국과 유엔을 지향했다. 하지만 최종 합의문은 중단 대신 감축으로 바뀌었고, 4일 해당 내용을 약속한 탈석탄 성명에 서명한 나라는 46개국에 불과했다. 석탄화력발전 의존도가 높은 국가로 손꼽히는 일본, 중국, 호주, 인도와 미국 등은 아예 참여하지 않았다. 한국과 폴란드 등은 서명을 했지만 석탄 퇴출 시점에 동의한 적 없다는 입장이다. 이날 스코티시 이벤트 캠퍼스(SEC) 앞 피니스톤 스트리트에서 일본 애니메이션 캐릭터 ‘피카추’ 분장을 한 기후운동가들이 일본의 석탄 금융 지원 등 기존 정책을 유지하는 데에 항의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새 리더십 되는 미래세대

각국 지도자들에 대한 미래세대의 불신은 더 깊어졌고 행동력 또한 커져 있었다. “공허한 약속은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 “우리가 바로 리더이고 이게 바로 리더십이다.” 스웨덴 기후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지난 5일 시위 중 한 연설에 대중들은 크게 호응했다. 각국의 지지부진한 기후정치에 대한 비판을 넘어, 직접 행동하겠다는 의지가 뚜렷해졌다. 툰베리와 다른 청소년 기후운동가 13명은 지난 10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게 기후위기를 코로나19에 준하는 위험 상황이라고 보고 ‘3급 비상사태’를 선포하라고 요청했고,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에게는 2009년 COP15 당시 한 재정 지원 약속을 지키라고 촉구했다.

실망 말곤 할 게 없는 개도국

개도국들은 자국이 직면한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분주했다. 지난 8일(현지시각) 남태평양 섬나라 투발루의 사이먼 코페 외무장관은 기후위기로 인해 수몰 위험에 몰린 나라의 현실을 알리기 위해 바지를 걷어 올린 채 수중 연설을 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이들의 요구는 수용되지 않았다. 2009년 COP15 당시 2020년까지 선진국이 개도국에 연간 1000억달러를 제공하기로 한 약속도 올해 역시 진전되지 못했다. 남아메리카 앤티가 바부다의 대표이자 작은 섬국가들의 수석 협상가인 리아 니콜슨은 “우리는 공통점을 찾기 위한 각국 대표들의 노력을 인정하지만, 최종적으로는 우리가 바라는 것을 손에 넣기조차 쉽지 않다”고 말했다.

결정적 판 뒤집은 인도, 힘 실은 중국

중국, 인도, 러시아, 호주 등은 이미 알려진 ‘기후악당’이다. 이들 중 이번 COP26에서 어느 국가가 더 주목받았는지를 가리기는 쉽지 않다. 다만 13일 밤(현지시각) 막판 협상에서 인도의 반발로, 석탄의 단계적 중단이라는 선언적 합의조차 석탄의 단계적 감축으로 바뀌었다. 지난해 기준 13억명이 넘는 인도에서 여전히 많은 시민들의 직장인 석탄화력발전을 줄이는 것은 부담일 수 있다는 논리였다. 인도 발언에 중국도 동의했다.

글래스고/최우리 김민제 기자 ecowoori@hani.co.kr, 사진 연합뉴스, EPA·AP·AFP 연합뉴스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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