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그 스칸디나비아 창간호 표지모델이 된 그레타 툰베리. 간달프라는 이름의 말을 쓰다듬고 있다. 보그 스칸디나비아 홈페이지 갈무리
스웨덴 기후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패션잡지 ‘보그’ 스칸디나비아판 창간호 표지 모델이 됐다. 사진 속 그레타는 오버 피트 트렌치코트를 입고 숲속에 앉아 ‘간달프’라는 이름의 말 콧잔등을 쓰다듬고 있다. 그레타는 9일 자신의 SNS에 이 사진을 올리며 “패스트패션(유행을 최우선으로 빠르게 생산·소비되고 버려지는 옷) 산업은 기후위기, 생태위기의 원인을 제공한다. 많은 패션 기업이 ‘지속가능·윤리·녹색·공정’ 등을 말하는 캠페인에 많은 돈을 쓰며 마치 (기후위기에) 책임을 지는 것처럼 보이게 한다. 그러나 이건 그린워싱(위장환경주의)일 뿐이다. 지속가능하게 소비할 수는 없다. 시스템 변화가 필요한 이유다”라고 적었다. ‘보그’ 스칸디나비아는 그레타가 입은 옷이 천연 섬유와 버려진 트렌치 코트 등을 ‘업사이클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레타는 ‘보그’ 스칸디나비아와의 인터뷰에서 “마지막으로 옷을 산 것은 3년 전인데, 중고의류였다”고 했다. 앞서 그레타는 “새 옷을 사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옷을 가진 이들에게 더는 필요하지 않은 옷이 있는지, 빌릴 수 있는지 물어볼 것이다. 필요하지 않은 옷을 살 필요가 없으니 희생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2018년 유엔유럽경제위원회(UNECE)는 의류 산업이 기후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해 “전세계 탄소배출량의 10%가 의류·신발 등 글로벌 패션에서 배출된다. 또 세계에서 두 번째로 물 사용량이 많은 산업으로 전체의 20%를 차지한다. 면 셔츠 한 벌을 만드는데 2700리터의 물이 필요하다. 이는 한 사람이 2.5년 동안 마실 물”이라고 했다. 환경전문컨설팅업체 콴티스는 2016년 전세계 패션 산업이 배출한 온실가스가 40억톤(의류 32.9억톤, 신발 7억톤)이며, 2030년에는 의류에서만 49.1억톤을 배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의류브랜드 100여곳은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30% 줄이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관련기사▶ 세계 CO₂ 배출량 10%가 의류산업…‘노쇼핑족’ 뜬다
관련기사▶ [기후싸이렌] 삼성물산·이랜드패션에 묻다, 진정한 패피는 누구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