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는 지난 22일
태양광 발전이 혹서기 한낮 급증하는 전력 수요를 상당부분 충당하고 있다는 기사를 내보냈다. 전력거래소 통계에 잡히지 않는 태양광 발전량이 매우 많기 때문에 태양광 발전 효율이 가장 높은 낮 시간대에는 전력거래소 전력사용량이 그만큼 줄어들었다가, 태양광 발전 효율이 떨어지는 늦은 오후부터 전력사용량이 증가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내용이다. 23일치 <한겨레> 1면에도 ‘전력피크 오후 3시→5시…태양광의 힘’이라는 제목으로 비중있게 실었다.
같은날 <조선일보>는 1면에 ‘더울 때 1.7%밖에 도움 안 되는 풍력·태양광’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하루 중 전력 소비가 가장 많은 시간대(보통 오후 4~5시)에 태양광·풍력의 발전량이 전체 발전량에서 차지한 비율은 1.7%에 그쳤다. 태양광 발전 비율은 1.4%였다”는 내용이다.
<조선일보> 기사는 일단 전제부터가 잘못됐다. 오후 4~5시를 “하루 중 전력 소비가 가장 많은 시간대”라고 했는데, 이는 통계에 잡히지 않은 태양광 발전 때문에 ‘하루 중 전력 소비가 가장 많은 것처럼 보이는’ 것뿐이다.
<조선일보>는 그런 잘못된 전제를 근거로 ‘가장 전력 소비가 많을 때=더울 때→정작 태양광 발전 효율은 떨어진다’고 썼다. <조선일보>가 태양광 발전 효율이 떨어진다고 쓴 시간대는 오후 4~5시다. 해가 기울기 시작하는 시간대를 기준으로 놓고 태양광이 제 기능을 못 한다고 쓴 셈이다.
이헌석 정의당 녹색정의위원회 위원장은 “오후 4~5시는 해가 뉘엿뉘엿 지기 시작하는 시간이다. 한낮에 발전 업무를 마친 태양광이 퇴근할 때인데 해당 시간대를 기준으로 발전량이 떨어진다고 하는 것은 악의적 보도라고 봐야한다. 전력 분야를 아는 사람이 보면 말이 안 된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만약 태양광 발전이 없었으면 오후 2시쯤에 전력피크가 올 것이다. 다만 전력거래소 데이터에 태양광 발전량이 안 잡히는 것 뿐이다. 태양광 발전으로 인해 오후 5시로 전력피크가 이동하는 것은 한국은 물론 미국 등 외국에서도 이미 몇 년 전부터 나타난 현상”이라고 했다.
양이원영 의원도 페이스북에 <조선일보> 기사 내용을 공유하며 “거짓 기사 팩트체크. 2020년 8월 기준 태양광 발전은 18.4기가와트(GW)인데 전력거래소는 그 중 4.6GW만 거래 데이터로 가지고 있다. 2020년 태양광 발전은 8.7GW를 공급하며 최대 전력수요의 9.4%를 담당해서 신고리 4호기 발전량의 약 6배, 24.2조원 대체효과, 이것이 사실”이라고 썼다.
산업통상자원부도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조선일보> 기사는 재생에너지 특성을 이해하지 못한 것으로 사실과 다르다. 기사에 제시된 발전 비중(1.7%)은 전력거래소가 운영하는 전력시장에서 거래된 태양광 발전량만으로, 전체 태양광을 모두 포함하면 발전 비중은 9.2%로 추계된다”고 반박했다. 이어 “<조선일보>는 태양광 설비용량 비중(14%)은 전체 태양광을 대상으로 산정하고, 태양광 발전량 비중(1.7%)은 전력시장 내 발전량만으로 과소 산정하는 오류를 범했다. 보도에 유의해 달라”고 했다.
김민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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