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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독일, 재생에너지 비중 50% 돌파…시민들 지지로 이룬 기적

등록 2023-12-21 06:00수정 2023-12-21 07:45

지난 10월18일(현지시각) 독일 랍스하겐에 있는 태양광 패널 뒤로 풍력 발전기 터빈이 돌아가고 있다. 랍스하겐/AP 연합뉴스
지난 10월18일(현지시각) 독일 랍스하겐에 있는 태양광 패널 뒤로 풍력 발전기 터빈이 돌아가고 있다. 랍스하겐/AP 연합뉴스

독일의 올해 전체 전력 소비 중 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사상 처음으로 50%를 넘어서 배경에 눈길이 쏠린다. 유럽 에너지 위기 여파에도 불구하고 ‘탈핵 약속’까지 지켜내면서 이런 기록을 달성할 수 있었던 것은 탄소 중립과 탈핵에 대한 시민들의 폭넓은 지지가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독일 연방 에너지·물산업협회(BDEW)와 바덴뷔르템베르크주의 태양에너지·수소연구센터가 18일(현지시각) 발표한 예비 조사 결과 올해 독일 전체 전력 소비에서 재생에너지가 차지한 비중은 51.6%로 나타났다. 재생에너지 소비량이 화석연료 등 전통적 에너지 비중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 전력 생산량(5081억㎾h)이 지난해 대비 11% 가까이 줄어든 상황에서도 재생에너지 발전량은 6%가 늘었다. 소비 비중은 지난해(46.6%) 대비 5%포인트가 늘어났다. 재생에너지 소비 비중이 특히 높았던 시기는 지난 7월(59%), 5월(57%), 11월(55%)이고, 6월에는 태양광 패널이 생산해낸 전력이 98억㎾h에 달하는 신기록을 썼다. 육상 풍력 에너지로 생산한 전력은 연간 1135억㎾h로 역시 새 기록을 달성했다.

유럽 최대 경제 대국인 독일은 지난해 2월 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과 이후 이어진 러시아의 천연가스 공급 중단 등으로 최악의 에너지 위기 상황을 맞았다. 독일은 우크라이나 전쟁 전까지 천연가스 소비량의 55%를 러시아에서 들여올 만큼 대러 에너지 의존도가 높았기 때문에, 유독 타격이 컸다.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줄였던 석탄발전까지 늘리는 상황을 맞았다.

프랑스와 영국 등 유럽 상당수 국가들은 이런 상황에서 원전 확대로 정책을 전환했다. 독일에서도 지난해 말 폐쇄 예정이던 마지막 원전의 가동을 연장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하지만 독일은 예정보다 다소 늦어졌지만 지난 4월15일 남은 원전 3곳을 모두 폐쇄하며 탈핵 약속을 지켰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 독일이 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일 수 있었던 이유는 에너지 위기 상황과 경제 불황 등 외부 요인과 더불어 정부의 기후 중립 목표 달성 노력 그리고 이에 대한 시민의 지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독일에서는 에너지 요금 상승으로 가계와 기업 모두 에너지 소비를 줄였고, 이에 따라 전체 전력 소비량 자체도 줄어들었다. 그래도 부족한 에너지를 메우기 위해 독일은 재생에너지 생산에 박차를 가했다. 재생에너지 발전량은 올해 약 2670억㎾h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사상 최대치이며, 전체 에너지 소비에서 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도 커졌다.

독일은 재생에너지 비중을 2030년까지 80%까지 올리고 2045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기후 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독일은 현재 1990년 대비 탄소 배출량을 40% 감축했다. 올해 3분기까지 대표적인 화석연료인 무연탄, 갈탄의 에너지 소비량은 각각 19%, 23% 줄었다. 천연가스 소비도 7% 감소했다. 그 결과 2023년 상반기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전년 동기 대비 8%(2800만t)가량 줄어든 상태다.

시민들의 탄소 중립과 탈핵 지지 여론은 폭넓다. 올해 8월 독일 일간지 빌트가 보도한 여론조사를 보면 응답자의 76%는 기후변화가 가져올 미래에 대해 걱정하고 46%는 정부가 기후 문제에 너무 느리게 대응하고 있다고 답했다. 너무 빠르게 대응한다는 의견은 19%에 그쳤다.

케르스틴 안드레에 독일 연방 에너지·물산업협회 집행위원장은 “한때 많은 사람이 재생에너지가 전력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한자릿수에 불과하다고 했다”며 “오늘 우리는 기존 에너지원보다 재생에너지에서 더 많은 전기를 사용하고 있으며 재생에너지 100%라는 목표를 확고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지원 기자 z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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