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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학 과학

2000년 전 로마인도 기후변화를 일으켰다

등록 2019-06-03 16:30수정 2022-01-04 13:43

[이근영의 기상천외한 기후이야기]
농장과 주택 터 마련하려 숲 개간하고
화장 장례와 난방용으로 나무 연료 써
온실가스·검댕으로 0.17~0.46도 냉각
로마시대 기후적 온난기여서 영향 미미
 ‘뉴사이언티스트‘ 제공
‘뉴사이언티스트‘ 제공
2000년 전 로마인들은 많은 불을 사용해 작은 기후변화를 일으킨 것으로 분석됐다.

로마의 화장장례 장면. 로마시대에는 많은 불을 사용해 대기오염에 의한 기후변화를 일으켰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로마의 화장장례 장면. 로마시대에는 많은 불을 사용해 대기오염에 의한 기후변화를 일으켰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스위스 취리히연방공과대와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등 국제공동연구팀은 3일 “로마제국은 여러 목적으로 많은 불을 사용했고 그 결과 대기오염이 유럽의 기온을 낮췄다는 것을 발견했다” 고 밝혔다. 연구팀 논문은 무료공개 저널인 <과거의 기후변화>(Climate of the Past)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연구 결과는 인간 사회가 수천년 동안 지구의 기후에 영향을 끼쳐왔다는 증거이다. 하지만 이런 기후변화는 온실가스 배출로 야기된 현재의 지구 온난화에 비교하면 ‘새발의 피’다”고 말했다.

로마제국과 같은 복합 사회는 여러 측면에서 기후에 영향을 미치는데, 나무를 연료로 난방을 하면서 온실가스와 검댕을 대기에 방출하는가 하면 곡물 생산을 위해 숲을 개간하거나 농작물을 수확하고 남은 부산물을 불태운다. 앞선 연구들에서는 과거 사회가 온실가스를 방출하고 숲을 농장으로 개간함으로써 야기한 영향을 계량했다. 예를 들어 2016년 영국 레딩대의 조이 싱거레이어 연구팀은 유럽과 동남아시아에서 7천년 전에 인간 유래의 기온 변화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연구들에는 대기오염이 기후에 어떤 방식으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분석은 빠져 있다. 화염에서 뿜어져 나온 검댕들은 열을 포획해 온난화 효과를 내는 반면 유기 탄소 입자들은 태양빛을 산란시키고 기온을 떨어뜨린다. 이번 연구는 에어로졸의 영향을 계량했다. 취리히연방공대의 아니나 길겐은 “인간 유래의 에어로졸이 기후변화에 영향을 끼친 첫번째 사례를 찾으려 했다”고 <뉴사이언티스트>와 인터뷰에서 말했다. 연구팀은 얼마나 많은 땅이 농장과 주택, 기타 목적으로 개간됐는지를 분석한 기존 연구 결과들을 바탕으로 로마제국이 발산한 오염량을 추산했다. 계량된 오염량으로 연구팀은 기후모델을 가동했다.

로마의 화장장례  재연. 알라미 스톡 포토
로마의 화장장례 재연. 알라미 스톡 포토
그 결과 숲의 개간은 0.15도까지 온난화 영향을 낳은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대기오염은 냉각 효과를 일으켜 전체적으로는 기온이 내려갔다. 길겐 연구팀은 오염량 규모에 따라 유럽의 기온이 적게는 0.17도에서 많게는 0.46도까지 낮아진 것으로 추정했다. 싱거레이어는 “길겐 연구팀 연구의 참신성은 에어로졸의 영향에 대해 분석을 했다는 것이다. 또 그 결과는 상당히 타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길겐은 냉각화는 극히 작아서 로마사회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로마제국 전성기의 기후는 기원전 250년에서 서기 400년까지 지속된 온난 시기였다. 이 로마시대의 온난기는 1990년대에 발견됐는데, 대부분 기후학자들은 이것을 자연 현상으로 생각해왔다. 길겐은 대기오염의 냉각 효과는 이 자연적인 온난화를 살짝 역행시켰다고 말했다.

하지만 불은 다른 악영향을 낳았다. 길겐은 “대기오염은 도시에 사는 사람들한테 골치거리였을 것이다. 대기오염은 심장마비와 뇌졸중 위험의 증가 등 여러가지 건강상 문제를 일으킨다”고 말했다.

싱거레이어는 “에어로졸 입자 주변에 수적이 응축되기 때문에 대기오염이 강수량의 변화와 그에 따른 수자원에 영향을 미친다. 사하라사막의 경우 에어로졸이 강수량을 감소시키고 일부 지역에서 가뭄을 일으켰다”고 말했다.

로마 역사는 다른 시기에도 기후변화에 영향을 받았다. 예를 들어 기원전 250년께 화산폭발은 아프리카 우기를 사라지게 해 아프리카 사회를 불안정하게 만들고 이는 로마가 아프리카를 정복할 수 있는 조건이 됐다. 뒷날 기후의 급속한 변화는 서기 300~500년 서로마제국의 붕괴와 연관돼 있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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