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전 청와대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소집한 국가안전보장회의에서 보고를 받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데 대해 “신정부가 출범한 지 불과 며칠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북한의 무모한 도발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하며 동시에 엄중히 경고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부터 20분간 청와대 위기관리상황실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를 주재하고 이렇게 밝혔다고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머리발언에서 “북 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보리의 관련 결의안에 대한 명백한 위반일 뿐 아니라 한반도는 물론, 국제 평화와 안전에 대한 심각한 도전행위다. 우리 정부는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군은 굳건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어떠한 군사도발에 대해서도 대응할 수 있도록 철저한 대비태세를 유지하기 바란다”며 “외교 당국에서는 미국 등 우방국, 그리고 국제사회와 공조해서 북의 도발행위에 대해 필요한 조처를 취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의 발언이 마무리된 뒤, 이순진 합참의장이 화상으로 상황을 보고했고, 이어 이병호 국정원장, 한민구 국방부 장관, 윤병세 외교부 장관, 홍용표 통일부 장관 등이 부처별 대응방안을 보고했다.
문 대통령은 회의 마무리 발언에서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지만 북한이 오판하지 않도록 도발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며 “대화가 가능하더라도 북의 태도 변화가 있을 때 비로소 가능함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군은 굳건한 한미동맹 기반으로 우리 군의 한국형 3축 체계 구축 등 북의 도발에 대한 억제력을 빠른 시일내에 강화해나가길 바란다”며 “특히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KAMD) 추진상황을 점검해 속도를 높이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새 정부가 북의 도발을 인지하고 빠르게 국가안전보장회의를 개최해 신속하고 단호히 대응하고 있는 만큼 국민들도 새 정부의 조치를 믿고 안심하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이와 함께 청와대는 북 미사일 발사 뒤 청와대의 대응 과정을 시간대별로 공개했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직접 발표한 시간대별 대응 내용을 보면, 이날 새벽 5시27분 북한 탄도미사일이 발사된 뒤 5시49분 청와대 위기관리센터 상황실이 관련 내용을 임종석 비서실장에게 보고했고, 임 실장은 곧바로 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원회 개최를 준비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어 임 실장이 6시8분 문 대통령에게 미사일 발사 관련 사항을 보고했고, 문 대통령은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이 직접 보고하라”고 지시했다고 임 실장은 전했다. 6시13분 임 실장이 김관진 실장에게 대통령 지시사항을 전달했고, 9분 뒤인 6시22분에 김 실장이 임 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대통령께 보고를 완료했으며, 엔에스시 즉각 소집 및 대통령이 직접 주재한다”는 내용을 알려왔다고 임 실장은 밝혔다. 이어 오전 7시 김관진 실장 주재 엔에스시 상임위원회가 열렸고, 문 대통령은 그 가운데 오전 8시부터 20분 동안 직접 엔에스시를 주재했다. 이날 엔에스시 회의에는 김관진 국가안보실장과 한민구 국방부 장관, 윤병세 외교부 장관, 홍용표 통일부 장관, 이병호 국가정보원장과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참석했다.
임 실장은 시간대별 조처 내용을 발표하면서 “국민들의 알 권리를 위해 상황을 설명하는 게 의무라고 생각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최혜정 기자
idu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