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리서치플러스의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 결과는 연초 10여개 신문·방송사의 신년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문재인 대세론’의 흐름을 재확인시킨다. 3~4일 실시된 이번 조사에서 문 전 대표가 다자구도에서 얻은 지지율 30.2%는 <한겨레>가 지난해 12월28~29일 실시한 조사(27.4%)보다 2.8%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다자구도에서 4자, 3자, 양자로 경쟁구도가 단순화될수록 지지율이 높아지는 것도 문 전 대표의 확장성을 보여주는 지표라는 평가도 나온다. ‘문재인-황교안-안철수-유승민’의 4자 대결에서는 43.8%로, 2위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18.3%)을 멀찍이 따돌렸고, ‘문재인-안철수-보수단일후보’의 3자 대결에서도 40%대 후반의 지지율을 얻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와의 양자 대결에서는 50.3% 대 30.2%로 앞섰다.
문 전 대표의 지속적 상승세는 정권교체에 대한 강한 열망을 배경으로 대부분의 지역과 연령층에서 고른 지지를 받는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문 전 대표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1위(23.7%)를 차지한 대구·경북 지역을 제외한 모든 지역, 60대 이상 고연령층을 뺀 모든 연령대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최근 ‘반기문 대망론’에 부풀었던 충청권(37.6%)은 물론, 문 전 대표에 대한 비호감도가 높았던 호남권(34.4%)에서 가장 높은 지지도를 기록한 점도 눈에 띈다. ‘이번 대선에서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적극 투표층에서도 문 전 대표의 지지도(34.9%)는 가장 높았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5일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을 방문해 간호사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지지자들의 ‘충성도’ 역시 높게 나왔다. 문 전 대표는 ‘현재 지지하는 후보를 끝까지 지지하겠다’는 지속 지지층 비율이 70.1%로, 다른 주자들의 평균치(65.4%)를 웃돌았다. 반 전 총장의 불출마 선언 이후 보수층의 ‘반기문 대체 카드’로 떠오른 황 권한대행(80%)에 이어 두번째로 높다.
본선 진출 때 당내 경쟁 주자들의 지지층 흡수도가 높은 것도 특징이다. ‘지지 후보가 경선에서 탈락할 경우 누구를 지지하겠느냐’는 2순위 선호도에서 문 전 대표는 안희정 충남지사 지지층의 39%, 이재명 성남시장 지지층의 37.7%를 흡수하는 것으로 나왔다.
‘지지와 관계없이 대통령으로 국정운영을 잘할 것 같은 인물’을 묻는 질문에도 문 전 대표는 26.6%의 선택을 얻어 안 지사(14.7%)와 황 대행(13.6%)을 갑절에 가까운 차이로 압도했다. 다만 대선후보 지지도와 국정운영 기대감이 엇비슷한 다른 후보들에 견줘 문 전 대표는 국정운영 기대감이 후보 지지도보다 3.6%포인트 낮게 나타난 것이 도드라진다. 문 전 대표 쪽이 강조하는 ‘준비된 대통령’에 대한 기대감보다는 ‘정권교체 적임자가 누구냐’와 관련한 전략적 지지가 ‘문재인 대세론’을 지탱하고 있음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누리집(nesdc.go.kr) 참조.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