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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2억 건넸다는 성완종 “홍문종이 썼겠습니까, 대선에 썼지”

등록 2015-04-11 11:14수정 2015-04-11 11:45

박근혜 대통령이 2012년 12월 20일 대선에서 당선된 다음날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맨 앞줄의 김용준(오른쪽 두번째)·정몽준(오른쪽) 공동선대위원장의 바로 뒷줄에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앉아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박근혜 대통령이 2012년 12월 20일 대선에서 당선된 다음날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맨 앞줄의 김용준(오른쪽 두번째)·정몽준(오른쪽) 공동선대위원장의 바로 뒷줄에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앉아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성 전 회장, 자살 전 “2012년 대선 때 홍 본부장에 2억 줬다”
홍 의원 “단 1원이라도 받았다면 정계 은퇴하겠다” 적극 부인
“홍준표 쪽에도 2011년 1억 전달”…홍 지사 “그런 사실 없다”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전 새누리당 의원)이 2012년 대선 때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당시 중앙선대위 조직총괄본부장)에게 선거자금 2억원을 건넸다고 밝혔다고 <경향신문>이 11일 보도했다. 성 전 회장이 메모로 남긴 ‘성완종 리스트’가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한 2012년의 대선자금까지 겨누고 있는 것이어서 큰 파장이 예상된다. 성 전 회장은 또 2011년 한나라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홍준표 경남지사에게도 현금 1억원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성 전 회장은 지난 9일 숨지기 전 경향신문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2012년) 대선 때 홍문종 본부장에게 2억원 정도를 현금으로 줬다”며 “(새누리당과 선진통일당이) 통합하고 매일 거의 같이 움직이며 뛰고 조직을 관리하니까 해줬다”고 말했다. 이 내용은 성 전 회장이 북한산에 올라 스스로 목숨을 끊기 전 경향신문 기자에게 직접 전화해서 이뤄진 50분 가량의 통화 내용 중 일부다.

이 통화에서 성 전 회장은 돈의 용처에 대해 “이 사람도 자기가 썼겠습니까. 대통령 선거에 썼지”라고 말했다. 또 ‘대선자금 장부에 회계처리가 된 돈이냐’는 질문에 “뭘 처리해요”라며 부인했다. ‘현금 2억원을 어디서 줬느냐’는 질문에는 “뭐 같이 (조직본부) 사무실 쓰고 어울려 다니고 했으니까”라고 말했다. 성 전 회장은 또 “홍문종 아버지를 잘 알았다”며 “홍문종 본부장 이 양반은 (내가) 국회의원이 되고 잘 알 거든요. (2014년) 지방선거 때도 자기가 사무총장하고 같이 선거 치르고”라고 말했다. “다 신뢰를 갖고 해야 하는 건데 신뢰가 안 되니까 참 말을 다 할 수 없다”고도 했다. 

성 전 회장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홍문종 의원이 정식 회계처리하지 않은 불법 정치자금을 받아 박 대통령 당선을 위해 사용한 셈이 된다. 정치자금법 공소시효는 7년이기 때문에 검찰이 이 부분까지 수사할 경우 사법처리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성완종 리스트’ 등장인물과 해명 (※클릭하면 확대됩니다.)
‘성완종 리스트’ 등장인물과 해명 (※클릭하면 확대됩니다.)
이에 대해 홍문종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전혀 사실에 기반하지 않은 황당무계한 소설”이라고 전면 부인하고, “단 1원이라도 받았다면 정계 은퇴를 하겠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2012년 대선 선거운동 당시 성완종 전 의원(*19대 국회의원이었음)은 대통령선거캠프 조직총괄본부에서 근무한 적이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홍 의원은 “2012년 대선 당시 성 전 의원은 선거캠프 조직총괄본부에 어떠한 직함을 갖고 있지 않았고, 조직총괄본부에서 근무했던 20명의 국회의원, 200명의 상근직원, 조직총괄본부에 소속된 60만명 명단에도 없다”며 “저뿐 아니라 조직총괄본부에 같이 근무했던 모든 직원도 성 전 의원을 본 적이 없다고 한다”고 밝혔다. 그는 “금일 경향신문에서 제기한 의혹은 전혀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허구에 기반하고 있다”며 “어제부터 의혹을 제기한 기사들은 억지로 퍼즐을 끼워맞추려 해도 끼워 맞춰지지 않는 미스테리 그 자체”라고 주장했다. 이어 “향후 언론도 황당무계한 소설 같은 기사로 국가, 사회적 혼란은 물론 개인의 명예와 도덕성에 상처주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며 “제기된 의혹과 관련해 검찰의 신속하고 투명한 수사를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성 전 회장은 또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2011년 홍준표가 (한나라당) 대표 경선에 나왔을 때 한나라당을 사랑하기 때문에 그 캠프에 가 있던 (언론인 출신) ○○○를 통해서 1억원을 전달해줬다”며 “홍준표를 잘 아는데 6월쯤일 것”이라고 말했다. 돈을 받은 홍 지사의 측근은 “(성 전 회장이 돈을 줬다고 말씀하신 마당에 (내가) 틀리다고 이야기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고 경향신문은 보도했다. 성 전 회장과 홍 지사 측근의 이런 발언은, 성 전 회장이 최근 측근들에게 ‘2011년 5~6월께 홍 지사에게 전달하라며 경남기업 ㅇ 전 고문에게 현금 1억원을 줬다’고 말했다는 <한겨레> 11일치 보도와도 맥이 같다.

이에 대해 홍 지사는 이날 <한겨레>와 통화에서 “당 대표 경선 등 전국단위 선거를 하고 큰 살림을 하다보면 이런 일이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도 “내가 (돈을) 전달받은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홍 지사는 “그동안 무슨 리스트 사건이 터질 때마다 정치인들이 인정한 적이 있느냐”며 “내가 지금 어떤 얘기를 해도 국민들이 사실이라고 믿지 않을 것이다. 이건 검찰 수사에서 밝혀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홍 지사는 다만 성 전 회장이 돈을 전달했다고 주장한 시점이 2011년이 아닌 2010년일 수도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홍 지사는 2010년과 2011년 두차례 한나라당 대표 경선에 출마해, 각각 2위 최고위원과 1위 대표 최고위원에 당선된 바 있다.

홍 지사는 <한겨레>와 통화에서 “2010년 대표 경선 때 언론인 출신으로 서청원 의원과 가까운 ㅇ씨가 내 캠프 공보특보를 맡았다”며 “그가 당시 경남기업 사외이사였었는데, 그 사실은 나중에서야 알았다”고 말했다.

홍 지사는 ‘ㅇ씨가 당시 홍준표 국회의원 사무실로 찾아가 돈을 전달했느냐’는 질문에 “내가 무슨 말을 해도 거짓말이라고 할 것 아니냐”며 “내가 전달 받은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제3자 사이에 돈이 오갔다는 의미냐’는 질문에 “그건 나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홍 지사는 “전국 단위 선거를 치를 때는 누가 ‘도와주겠다’고 해도 직접 돈을 받지 않고 ‘그걸로 지역에서 자원봉사를 해달라’는 방식으로 하지, 직접 돈을 요청하거나 받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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