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리스트 파문
김 전 실장, 2006년엔 아내 명의로 회원권
회원들 “둘이 얘기할 조용한 응접실 있어”
김 전 실장, 2006년엔 아내 명의로 회원권
회원들 “둘이 얘기할 조용한 응접실 있어”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은 목숨을 끊기 전 <경향신문>과 한 마지막 인터뷰에서 “2006년 9월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브이아이피(박근혜 대통령)를 모시고 벨기에와 독일에 갈 때 10만달러를 바꿔서 롯데호텔 헬스클럽에서 전달했다. 당시 수행비서도 함께 왔었다”고 주장했다.
2006년 그 당시 김 전 실장은 국회의원 신분이었다. 재산공개 자료를 보면, 현재 자기 명의의 롯데호텔 헬스클럽 회원권을 가지고 있는 김 전 실장은 금품수수 의혹이 제기된 2006년 당시에는 아내 명의로 회원권을 보유하고 있었다.
10일 오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 4층 헬스클럽 입구에서 만난 한 남성 회원은 “1주일 전에도 김 전 실장을 체련장에서 보았다”고 했다. 30년째 이 호텔 헬스클럽을 이용해 왔다는 다른 남성 회원은 “지금도 의자와 탁자, 텔레비전 등이 갖춰진 늘 비어 있는 조용한 응접실이 있다. 2006년에는 3층에 체련장이 있었는데, 그때도 그런 방이 있었다”고 했다. 또다른 회원은 “2년 전에 인테리어가 바뀌기는 했지만 조용하게 둘이서 대화할 수 있는 공간이 2006년에도 있었다”고 했다. 남들의 눈을 피해 돈을 전달할 수 있는 공간은 있다는 것이다.
여러 해 이 호텔 헬스클럽을 이용해온 한 정치인은 “배우자 명의로도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유명한 회원으로 이명박, 김기춘 이런 사람들이 있었다”고 했다. 그는 “탈의실이나 수면실처럼 두 사람만 있을 수 있는 공간은 있다”면서도 “10만달러면 100달러짜리 1000장으로 전달했다고 해도 부피가 적지 않은데, 그 돈을 표시 나지 않게 (들고 들어가) 전달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했다.
김미향 허승 기자 aro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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