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승리 1년을 맞은 박근혜 대통령의 직무수행 지지율이 지난주보다 6%포인트 하락한 48%로 조사됐다. 51.6%의 득표율로 당선했던 박 대통령이 40%대 지지를 받은 것은 ‘청와대 인사 참사’를 빚었던 지난 4월 이후 처음이다. 박 대통령에 대한 부정평가 역시 취임 뒤 가장 높은 41%에 달했다. 철도 민영화 논란과 독선적 국정운영이 부정응답을 높였다.
한국갤럽이 20일 발표한 12월 셋째 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대통령이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고 한 응답자는 48%로, 지난주 54%보다 6%포인트 하락했다. 하락폭은 지난 9월 기초노령연금 공약 후퇴 논란과 여야 대표와의 3자회담 합의 결렬로 7%포인트가 하락한 데 이어 두번째로 크다. 박 대통령이 직무수행을 ‘잘 못하고 있다’는 대답도 지난주 35%에서 6%포인트가 한꺼번에 상승했다. 특히 18일 일일조사에서는 긍정평가 46%, 부정평가 42%를 보이기도 했다.
대통령의 직무수행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이유로는 ‘소통 미흡·비공개·불투명’(20%)과 ‘독선·독단·자기중심’(11%) 등 박 대통령의 태도와 업무 스타일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철도 민영화 논란을 부정평가 이유로 든 응답자가 지난주 3%에서 14%로 대폭 늘었다. 갤럽은 “코레일 자회사 설립에 반대하는 철도노조 간부에 대한 체포 등 일련의 과정이 대통령 비지지층에게는 소통·화합이 아닌 독단적·일방적 태도로 비춰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대통령과 정부의 소통에 대한 지적이 많은데,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가 인터넷·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과 결합하며 확산 속도를 더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고 덧붙였다.
지지 정당을 묻는 질문에는 새누리당 41%, 민주당 22%, 통합진보당 2%, 정의당 1%, 지지정당 없음이 33%였다. 새누리당은 지난주에 견줘 3%포인트가 줄었다. 민주당은 11월 이후 처음으로 지지도가 올라갔지만 그 폭은 3%포인트에 불과했다. ‘안철수 신당’이 창당될 경우 정당 지지도는 새누리당 35%, 안철수 신당 32%, 민주당 10%였다. 안 의원이 최근 신당 창당 움직임을 본격화한 결과로 풀이된다.
이번 조사는 지난 16~19일 성인 1207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로 진행했다.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2.8%포인트다.
김남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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