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국회 후생관 앞에서 열린 새누리당의 대선 1주년 자축 ‘사랑의 바자’에 박근혜 대통령이 기증한 도자기 그룻. 이 도자기는 당 중진인 김무성 의원에게 400만원에 낙찰됐다. 연합뉴스
유력한 차기 당권 주자인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의 연말연시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특히 아직까지 껄끄러운 것으로 알려진 박근혜 대통령과의 ‘관계회복’에 공을 들이는 모양새다.
김 의원은 지난 18일 대선 승리 1년을 맞아 당에서 마련한 불우이웃돕기 바자회에서 박 대통령이 기증한 도자기 한 점을 400만원에 낙찰받았다. 박 대통령이 취임 전 서울 삼성동 집에서 모과 그릇으로 사용했다는 도자기에 최고가인 ‘400만원 스티커’를 직접 붙였다. 애초 500만원에 ‘사전 낙찰’을 받았던 이가 행사장에 늦게 나타나면서 김 의원에게 ‘행운’이 돌아갔다고 한다. 김 의원은 언론에 “박 대통령의 따뜻한 온정을 담고 싶어 구입했다”는 립서비스도 아끼지 않았다.
김 의원은 이튿날인 19일, 대선 1주년 기념식이 열리는 새누리당 당사에 손글씨로 쓴 자보를 붙이기도 했다. “1년 전 오늘을 생각하면 아직도 그 헌신과 열정에 눈물이 날 뿐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다시한번 힘을 모으고 함께 뛰자”는 내용이 담겼다. 박근혜 정부의 불통 행보를 비판하는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 열풍을 ‘박근혜 정부 성공’에 끌어다 쓴 것이다.
이를 두고 친박계 중진으로 내년 당권 도전설이 나오는 서청원 의원에 대한 견제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 의원과 박 대통령의 관계는 2010년 세종시 수정 논란 당시 도자기처럼 깨져나갔었다. 지난해 대선에서 김 의원이 총괄선대본부장을 맡으며 관계가 회복됐지만 ‘깨지기’ 전과는 다르다는 평가가 여전하다.
당내 ‘세력 불리기’라는 말을 들었던 ‘새누리당 근현대역사교실’을 지난 18일 끝마친 김 의원은, 20일에는 초당적 의원 연구모임인 ‘퓨처라이프 포럼’ 첫 세미나를 열며 당권 행보를 이어갔다. 이날 오후에는 충남 아산 순천향대학교에서 강용석 전 한나라랑 의원과 함께 대학생을 상대로 ‘토크 콘서트’에 나섰다. 김 의원 쪽은 “앞으로 이같은 토크 콘서트를 계속 이어갈 계획”이라고 했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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