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 중앙일보 논설위원
하태경·김진 등 보수 인사 ‘대자보 열풍’ 깎아내리기
누리꾼들 “달을 보라는데 손가락만…” 편협함 지적
누리꾼들 “달을 보라는데 손가락만…” 편협함 지적
김진 중앙일보 논설위원이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 열풍을 낳은 대학생 주현우(27)씨가 쓴 최초의 대자보에서 사실관계 오류가 발견됐다며 "학점으로 평가한다면 C학점"이라고 발언해 논란이 일고 있다.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도 같은 지적을 하는 등 보수 인사들이 대자보 열풍 깎아내리기에 나서면서, 누리꾼들은 "달을 보라는 데 손가락만 보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김 논설위원은 16일 중앙일보 종편 제이티비시(JTBC) ‘정관용 라이브’에 출연해 “이 대자보를 만약에 학점으로 평가를 한다면 저는 C학점 위로는 받지 못할 걸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자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실관계인데… 파업한 지 하루 만에 수천 명의 노동자가 일자리를 잃었다. 그건 사실이 아니다. 일자리 잃은 사람은 한 명도 없다. 직위해제라는 걸 이 대학생이 제대로 알지 못하고 그런 대자보를 쓴 것”이라고 말했다. 김 논설위원은 또 “제2의 광우병하고 비슷한 것이다. 그러니까 우리나라 학생들은 예를 들자면 정확한 내용도 모르고. 동조하는 일부 대학생들은 무슨 노동자들이 수천 명이 해고됐다, 이 말에 자극받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학생들이 틀린 팩트를 가지고 국민들을 ‘선동’하고 나섰다는 주장이다.
하태경 의원도 비슷한 주장을 했다. 하 의원은 시비에스(CBS) 라디오 인터뷰에 출연해 김 논설위원과 같은 점을 지적하면서 “진리탐구의 전제는 팩트를 제대로 확인하는 것이다. 첫 문장이 팩트 왜곡”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런 팩트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없다는 것 자체가 정말 우리 대학들이 병을 앓고 있구나, 이런 첫 느낌이 들었다”고 밝혔다.
누리꾼들은 두 명의 보수 인사가 전형적으로 ‘논점 물타기’를 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아이디 @do****를 쓰는 누리꾼은 트위터에서 “직위해제의 핵심은 ‘코레일 사규상 직위해제가 석 달 안에 철회되지 않은 직원은 면직처분 대상, 직위해제 직원은 기본급을 제외한 각종 수당이 없고, 인사 평가에서도 제외돼 승진 등의 불이익을 받는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직위해제가 해고는 아니지만,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 3권 중의 하나인 파업이란 단체 행동권을 행사한 노동자에게 각종 불이익을 주는 조처인 것이 맞는데 두 명의 보수 인사가 달은 보지 않고 손가락만 보고 있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코레일은 대규모 직위해제라는 징계를 내리기 전에 징계위원회조차 열지 않고 일방적으로 징계를 내렸다. 절차적인 문제가 있는 셈이다.
특히 2009년 철도노조 파업 때 똑같이 직위해제 처분을 내렸던 코레일에 대해 서울행정법원은 "파업을 저지하고 업무복귀를 유도하기 위한 직위해제 처분은 위법하다"는 판결을 내린 적도 있다. 법적으로도 직위해제 조처가 위법하다는 사실이 확인된 적이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누리꾼들은 전국 곳곳에 열풍이 불고 있는 대자보 릴레이 현상의 본질에 주목하지 않고 꼬투리만 잡고 있는 보수 인사들의 편협함을 지적하기도 했다. 아이디 @so****를 쓰는 누리꾼은 “(하 의원의 주장에서) 맥락 보지 않고 개별 문항 가지고 상대 정파 까던 습성이 남아 있는 ‘내가 대자보 써봐서 아는데’ 류의 꼰대가 느껴졌다”고 말했다.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 ‘안녕들하십니까?’ 한겨레 영문판 기사 바로가기 : New student movement asks “How are you nowada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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