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3일 후보직 사퇴 선언 이후 열흘 만에 공식적인 자리에 나온 안철수 전 후보의 해단식이 텔레비전을 통해 생중계됐다. 사퇴한 후보의 캠프 해단식이 언론에 생중계되는 것은 이번 대선에서 안 후보가 차지하는 위치를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3일 해단식이 열린 서울 종로구 공평동 6층 캠프사무실은 오후 1시부터 지지자들로 북적였다. 오후 3시가 되자 1000여명이 모여 북새통을 이뤘다. 안 후보가 엘리베이터에서 박선숙 공동선대본부장, 유민영 대변인 등과 함께 내리자 “안철수”를 연호하는 소리가 요란했다. 지지자들은 안 후보 한마디 한마디에 손뼉을 치는 등 적극 호응했다.
예정보다 10분을 넘겨 해단식이 시작되고 자원봉사자 2명이 안 후보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송했다. 자원봉사자 하윤희씨는 소감을 말하며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안 후보에게서 희망을 보았는데…”라고 울먹였다. 이 대목에서 안 후보의 눈시울도 붉어졌다. 안 후보는 눈물을 참으려 애쓰는 모습이었다. 눈이 충혈된 지지자들도 눈에 띄었고, 김성식 공동선대본부장은 눈물을 닦기도 했다. ‘안철수의 약속 66일간의 기록’과 ‘지지자들의 약속’ 등이 담긴 동영상도 상영됐다.
차분했던 분위기는 안 후보가 발언을 시작하면서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흡사 9월19일 출마선언 장면을 연상케 했다.
자원봉사자들과 지지자들은 안 후보의 발언 중간중간 “괜찮아요”, “힘내세요” 등을 외치며 환호했다. 안 후보는 정치 행보를 할 때와 달리 머리카락에서 힘을 빼고 자연스럽게 풀어 내렸다. 연설을 시작할 땐 얼굴에 웃음기를 머금었다. 안 후보가 “새정치의 길 위에 저 자신을 더욱 단련하여 항상 함께할 것이고, 어떤 어려움도 제 의지를 꺾지는 못할 것”이라고 각오를 밝히자 지지자들은 일제히 함성을 내질렀다. 안 후보도 이 대목에선 단호함을 드러내기 위해 목소리에 힘을 줬다. 안 후보는 지지자들에게 거듭 “미안합니다”,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라고 했다. 안 후보가 특유의 감성적 인사를 반복하자 지지자들은 열광적으로 환호했다. 해단식 시작할 때 다소 침울했던 안 후보 표정은 해단식이 끝날 때엔 밝아졌다. 특히 해단식 후 지지자들 수백명과 어울려 사진을 찍을 때의 분위기는 해단식보다는 출정식에 가까워 보였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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