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정치일반

‘336위 부자’ 박지만, 이상한 주식 거래 구설

등록 2012-07-18 19:28수정 2012-07-30 20:15

2012 대선주자 탐구|박근혜 ④박지만·서향희
지만씨, 히로뽕 등 5번 구속 방황
박태준이 취직시키고 김우중 돈 빌려 포철 독점공급 받는 회사 인수
박태준 자민련 시절 고속성장, 현재 코스닥 시가총액 36위
이상한 주식거래로 구설수
구속된 삼화저축 신회장과는 체포 직전 식사 ‘로비청탁 의혹’

김현철, 김홍업, 노건평, 이상득. 최근 4명의 대통령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다가 구속된 이들이다. 강력한 권한을 가진 우리나라 대통령제의 특성상 자리와 이권을 좇는 이들은 최고 권력자의 최측근을 가만히 놔두지 않는다. 대통령 후보의 가족에 대한 검증도 필요한 이유다.

박근혜는 결혼을 하지 않았다. 그의 동생 근령(58)과 지만(54), 이들과 결혼한 신동욱(44) 및 서향희(38)가 그와 가장 가까운 피붙이 및 배우자다.

박지만은 16살 때 어머니를, 육군사관학교 3학년인 21살 때 아버지를 총탄에 잃고 많은 방황을 했다. 1986년 육군 대위로 전역했으며, 31살 때인 1989년 코카인 흡입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이후 2002년까지 모두 다섯 차례 향정신성의약품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사창가에서 히로뽕을 투약하다 붙잡히기도 했다.

그를 현재의 ㈜이지(EG) 회장으로 만든 것은 지난해 숨진 박태준 전 총리다. 1989년 구속됐다 석방된 박지만을 삼양산업 부사장으로 앉혔다. 포항제철의 냉연강판 생산과정에서 나오는 폐산을 독점 공급받아 전자제품 부품에 들어가는 전자용 산화철을 만드는 회사다. 다음해 박지만은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으로부터 9억원을 빌려 이 회사 지분 74.3%를 인수하면서 대표이사가 됐다. 박태준이 자민련 총재였던 1998년 이 회사는 유망중소기업으로 선정되는 한편 산업자원부와 중소기업청에서 벤처기업으로 인증받고 몇달 뒤 과학기술부 등이 주관하는 ‘벤처기업상’을 수상하는 등 초고속 성장을 했다. 1999년 회사명을 이지로 바꿨다. 지난해 매출액 846억여원, 순이익 34억여원으로, 18일 현재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순위 36위다. 박지만은 지난해 재벌닷컴이 집계한 400대 부자에서 589억원의 재산으로 336위를 차지했으며, 그가 소유하고 있는 28.7%의 주식을 18일 현재 시가로 계산하면 1240억여원에 이른다.

박지만은 몇 차례 이상한 주식거래로 구설에 올랐다. 그는 2010년 말 두 차례에 걸쳐 자신의 주식 30만주(4%)와 20만주(2.67%)를 장내매도해 146억여원의 시세차익을 챙겼다. <주간조선> 보도를 보면, 통상 대주주의 주식 처분은 장외에서 블록딜(가격과 물량을 미리 정해놓고 특정인에게 일정 지분을 묶어 일괄 매각하는 것) 방식으로 이뤄진다. 또 장내에서 팔더라도 매도 횟수를 최소한으로 제한한다. 동조 매도 등으로 시장이 교란될 수 있고, 주가 급등락으로 주가조작 의심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10월28일~11월3일 74차례, 12월28일~29일 56차례에 걸쳐 주식을 나눠 팔았다. 그것도 매일 최초 매도가보다 50~250원씩 올려가면서 팔다 거의 최고점에서 매도를 중단했다. 10월28일의 경우 2만4700원→2만4950원→2만5000원→…→2만5800원까지 17차례 매도를 이어갔다. 그러나 이날 종가는 시가보다 350원 내린 2만4700원을 기록했다. 지만씨가 처분을 시작한 첫 5일 동안 이지 주식 거래량은 92만7907주로, 그가 판 주식이 3분의 1가량에 이른다. 그러나 그가 20만주를 판 12월28일~29일 이틀 동안 거래량은 476만4540주였다. 그해 12월29일 기준으로 이지 주식의 직전 6개월 동안 하루 평균거래량이 20만1868주였던 걸 보면, 거래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셈이다.

박지만이 주식을 팔기 직전인 같은해 9월부터 이지의 주가는 폭등하기 시작했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 규제가 발표되며 희귀금속 테마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9월20일 1만8700원이던 주가가 한달여 만에 33%가량 치솟았다. 이에 대해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평소 거래량이 많지 않은 주식은 얼마든지 작전세력이 끼어들 수 있다”며 “박지만의 주식 매도 내용을 보면 주가조작에 이용되지 않았느냐는 의심이 강하게 든다”고 말했다.

박지만은 이에 앞서 2007년 말에도 두 차례에 걸쳐 같은 방식으로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23만주(6%)를 장내매도해 80억여원을 현금화하기도 했다. 역시 1만원대 초중반이던 이지 주가가 2만원대 후반~3만원대 중반으로 치솟을 때였다.

이에 대해 이지 쪽은 “박 회장도 주식 대량매매로 인한 주가등락을 걱정해 처음부터 블록딜을 시도했으나 매수자를 찾을 수 없어 우리투자증권에 주식매매를 일임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지는 지난 1월4일 한국증권거래소로부터 불성실공시 법인으로 지정됐다. 지난해 12월14일 증권거래소는 ‘현저한 주가급등’과 관련해 이지에 조회공시를 요구했고, 이지는 다음날 “환경설비 신설 공사 공급계약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나 확정된 사항은 없는 점 외에 공시할 중요한 정보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 사흘 뒤인 19일 이지는 “이사회에서 자사주 3만9750주를 처분하는 내용을 의결했다”고 공시했다. 조회공시에 대해 답변을 하면 15일 안에 자기 주식을 처분할 수 없게 돼 있는 규정을 어긴 것이다. 이에 대해 이지 쪽은 “회사 공시담당 직원이 규정을 정확히 숙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코스닥 담당 직원과의 구두협의만으로 문제없을 것으로 경솔히 판단해 발생한 일”이라고 해명했다.

그런데 거래소로부터 조회공시 요구를 받은 14일 이 회사 이광형 대표이사는 자신 소유 16만3천주를 주당 5만3900원에 장내매각해 87억여원을 현금화했다. 이 대표는 2003년 4월30일 박지만의 지분 5%인 22만5000주를 주당 3430원에 산 바 있다. 그런데 여기에 든 7억7376만원 가운데 7억7000만원은 박지만이 빌려줬다. 이지는 당시 “대표이사의 책임경영을 위해서”라고 공시했지만, 이를 위해서라면 주식매수청구권(스톡옵션)을 부여하든지 최대주주 지분이 아니라 장내매수를 통해 주가를 끌어올리는 방법이 일반적인 데 비춰보면 이례적이다. 이에 따라 박지만이 자신의 지분 일부를 이 대표 차명으로 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한편 박지만은 저축은행 비리로 수감중인 신삼길 삼화저축은행 명예회장과 관련해 야당의 공격을 받고 있다. 신 회장이 체포되기 직전 강남의 한 음식점에서 같이 식사를 했고, 부인 서향희 변호사가 이 회사 법률고문을 맡았던 사실이 드러나는 등 친분관계가 알려지면서 로비 청탁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삼화저축은행은 영업정지를 당했지만 지난 2월 우리금융지주사에 합병돼 살아남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2003~2004년께 신 명예회장을 박지만씨에게 소개시켜줬다는 공아무개씨는 지난해 6월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박지만은 자기 주변 사람 상당수를 신 명예회장에게 소개시켜 줬다. 신 회장이 뭔가 부탁할 일이 있으면 박지만에게 했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보도됐다. 이 신문은 박지만이 수시로 신 명예회장을 만나 정진석 전 청와대 정무수석과 친구인 이웅렬 코오롱그룹 회장, 친박계 국회의원 등 정·관·재계 인사들을 소개해 줬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이지 쪽은 “박 회장은 이 회장, 정 전 정무수석을 신 회장에게 소개시켜 준 사실이 없으며, 이들은 그 전부터 서로가 잘 알고 있던 사이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김인현 기자 inhyeon@hani.co.kr

박근혜 탐구-박지만씨 기사 게재 과정을 알려드립니다

19일치 4면 `지만씨, 포철 독점공급 받는 회사 인수…부자 336위’ 기사와 관련해, <주간조선> 2217호는 이 기사가 주간조선 기사를 베껴 무단 게재한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한겨레>가 이 기사 작성 과정에서 <주간조선>의 2011년 6월13일치 기사를 1차 참고자료로 삼은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를 바탕으로 독자적인 취재와 사실 확인을 거쳐 기사를 작성했습니다. 박지만씨가 대주주로 있는 ㈜이지 관계자들을 취재하고,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 자료를 확인했으며, 증시 전문가들의 자문도 받았습니다. 이를 통해 주간조선이 ‘50~100원씩 올려가며 주식을 팔았다’고 한 부분을 <한겨레>는 ‘50~250원’으로 보도했습니다. 또 당시의 주식거래량이 비정상적으로 폭등했음을 추가로 취재했으며, 박지만씨 쪽의 해명도 취재해 기사화했습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몇 문장은 주간조선 기사의 표현을 압축하는 방식으로 작성됐습니다. 이 점 주간조선과 독자 여러분께 사과드립니다.

▷ 2012 대선주자 탐구 기획연재 보기

<한겨레 인기기사>

“‘금메달 스트레스’에 어금니가 빠졌다”
‘턱·다리 부상’ 박주영, 가봉전 출전은?
‘소통이라더니…’ 새누리당 누리집 이념·지역갈등 조장
“노상까고, 삥도 뜯었지만…폭력만큼은 평생 죄책감으로”
[화보] 세계 최강 주몽의 후예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야당이 박수 한번 안 쳐줬다’ 윤석열에…“국힘 데리고 북한 가라” 1.

‘야당이 박수 한번 안 쳐줬다’ 윤석열에…“국힘 데리고 북한 가라”

윤석열 ‘북풍’ 부메랑…북한 ‘평양 무인기’ 국제기구 조사 요청 2.

윤석열 ‘북풍’ 부메랑…북한 ‘평양 무인기’ 국제기구 조사 요청

명태균 쪽 “비상계엄도 김건희 때문에 터진 것” 3.

명태균 쪽 “비상계엄도 김건희 때문에 터진 것”

이재명, 연설 중 국힘 소리 지르자 “들을게요, 말씀하세요” [현장] 4.

이재명, 연설 중 국힘 소리 지르자 “들을게요, 말씀하세요” [현장]

‘윤석열에 투표’ 온건·중도 보수, 내란 뒤 호감도 ‘낙제점’ 5.

‘윤석열에 투표’ 온건·중도 보수, 내란 뒤 호감도 ‘낙제점’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