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재섭 한나라당 대표(맨 앞 가운데)와 소속 의원들이 7일 오전 국회 본청 계단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대통합민주신당의 정치개혁법안 처리 거부를 비난하고 이회창 전 총재의 출마를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① 이명박 지지율 얼마나 빠질까
② 박근혜 중립 지킬까, 편 들까
③ 흘러간 보수냐, 실용 보수냐
② 박근혜 중립 지킬까, 편 들까
③ 흘러간 보수냐, 실용 보수냐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7일 대선 출마 선언은 한마디로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후보에 대한 ‘선전포고’라고 할 수 있다. 대선을 40여일 앞두고 이명박-이회창 두 보수 후보의 ‘대회전’이 시작된 셈이다. 이 전 총재의 돌출로 새롭게 짜일 대선판에서 두 이씨의 대결은 대선의 향배를 좌우할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이 전쟁’은 크게 △여론의 추이 △박근혜 전 대표 끌어안기 △보수 대표주자 경쟁의 세 방면에서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 지지율=출마 선언 이전 이 전 총재의 지지율은 20%를 웃돌며 이명박 대세론을 위협했다. 하지만 출마 전과 출마 후의 여론 추이가 어떻게 움직일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
지지율과 관련해선 두 가지 추론이 가능하다. 이 전 총재의 지지율이 꾸준히 20%대를 유지하며 이명박 후보와 양강 구도를 형성할 경우, 이 전 총재의 대선 완주 가능성은 그만큼 더 커진다. 한귀영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실장은 “이 전 총재의 지지층은 특별한 쏠림 현상은 없는 고정 강경보수층이 많아 현상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명박 후보가 상정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은 비비케이 사건 등의 악재가 계속되면서, 지지율에서 이 전 총재에게 역전당하거나, 시소게임을 벌이는 상황이다. 한나라당 후보로 정식 선출된 이명박 후보의 대선 레이스 하차는 어떤 경우에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 경우 야권은 극도의 소용돌이 속으로 휘말려 들어갈 것이다.
하지만 이 전 총재가 이명박 후보에게 그다지 위협 요인이 되지 못하거나, 오히려 정권교체에 걸림돌이 되는 ‘제3후보’로 낙인찍힐 가능성이 상당하다. 사실 이 전 총재가 이날 회견에서 내세운 명분이란 것이 허점투성이다. 지지율 전망을 낙관할 근거가 별로 없다는 이야기다. 이 경우 이 전 총재가 밝힌 대로 “정권교체를 위해 살신성인의 결단”을 할지 두고 볼 일이다.
■ 박근혜 변수=이 전 총재는 이날 회견에서 “(박 전 대표가) 지지해 주면 큰 힘이 된다. 저의 신념과 박 전 대표의 신념이 다르지 않을 것이다. 뜻이 통하는 날이 반드시 올 것이라 믿는다”며 노골적으로 박 전 대표에게 손을 내밀었다. 출마 선언 뒤 국립묘지의 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를 찾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박 전 대표가 쉽게 움직이지 않을 것이란 건 자명하다. 박 전 대표가 이 전 총재 손을 들어주는 것은 사실상 경선불복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이 전 총재로서는 명분을 중시하는 박 전 대표가 자기 손을 들어주지 않더라도 사실상의 중립만 지켜주길 바랄지도 모른다. 이명박 후보 쪽의 ‘박근혜 붙잡기’도 더욱 필사적으로 이뤄질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박 전 대표는 쉽게 움직이지 않으면서 때를 기다릴 것으로 보인다.
보수 적통 논쟁=이 전 총재는 이날 “북한의 핵실험으로 실패로 판명난 햇볕정책을 고수하겠다는 이 후보의 대북관이 애매모호하다”며 “이게 출마를 결심하게 된 근본 이유”라고 강조했다. 이명박 후보를 향해 누가 진정한 보수인지를 가려보자며 칼을 빼 든 것이다. 이 전 총재는 앞으로 상호주의에 입각한 선명한 강경 대북정책을 내세워 이 후보와 각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후보는 이에 맞서 자신을 ‘실용보수’로 자리매김하면서, 이 전 총재를 ‘극우보수’로 몰아붙일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총재의 대북관이야말로 보수 본류에서 벗어난 ‘흘러간 보수’라며 자신이 새로운 보수의 주류라는 점을 강조한다는 것이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이회창 일문일답 “보수 분열이 아니라 보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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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후보는 이에 맞서 자신을 ‘실용보수’로 자리매김하면서, 이 전 총재를 ‘극우보수’로 몰아붙일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총재의 대북관이야말로 보수 본류에서 벗어난 ‘흘러간 보수’라며 자신이 새로운 보수의 주류라는 점을 강조한다는 것이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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