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인사와 오찬 ‘이회창 출마’ 반응 안보여
측근들도 의원총회 대거 불참…여론에 ‘촉각’
측근들도 의원총회 대거 불참…여론에 ‘촉각’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대선 출마를 선언한 7일 박근혜 전 대표는 외부인사와의 오찬을 갖는 것 외에는 조용한 행보를 계속했다. 이 전 총재의 출마에 대해선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고 측근들은 전했다.
박 전 대표 쪽 의원들도 이날은 잠잠했다. 이재오 최고위원을 당내 분열의 주범으로 지목하며 사생결단하듯 사퇴를 외쳤지만, 정작 탈당을 감행한 이 전 총재에 대해선 ‘회피 전략’으로 나갔다.
이날 오전 이 전 총재 불출마를 촉구하는 결의문이 낭독된 한나라당 의원총회엔 유승민·이혜훈·곽성문 의원 등 핵심 측근들이 불참했다. 이 자리에 참석하지 않은 한 의원은 “내가 뭐 굳이 갈 이유가 있나. 원칙적으론 이 전 총재가 안 나오는게 맞지만, 이미 나오겠다고 하는 걸 어떻게 하겠냐”며 입을 닫았다. 다른 의원도 “(불참을) 묵시적으로 약속하진 않았다. 다들 개인 일정들이 있겠지…”라며 말을 흐렸다.
하지만 이들은 침묵 속에서도 주의깊게 여론의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 경북 지역의 한 의원도 “국회의원은 여론을 먹고 사는 것”이라며 “지역에선 여론이 상당히 동요하고 있다. 이 전 총재가 출마 명분이 설득력있게 먹혀드는지 며칠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경남 지역의 한 의원은 “지역구에 내려가보니, 당원협의회 간부 중에서 ‘난 이 전 총재를 돕겠다’고 공공연히 밝히는 간부들이 있더라”라고 전했다. 그는 이 전 총재가 정계은퇴를 번복한 데 대해 “사실 죽을 때까지 원칙을 지키는 사람이 있느냐. 초등학생 때 독신으로 살겠다고 밝혔더라도 좋은 남자 만났는데 끝까지 혼자 살 수 있느냐”며 이 전 총재를 은근히 감쌌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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