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대선 여론조사
박 21%…떠났던 한나라 지지층 돌아와
이 43%…일부 부동층·여권 지지로 이탈 한나라당의 두 유력 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의 지지율 격차가 좁혀지고 있는 것일까. 요즘 정치권의 최고 논란거리다. <한겨레>가 지난 21일 리서치플러스에 의뢰해 벌인 대선 여론조사를 보면,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급격히 좁혀졌다고 보긴 힘들다. 다만 이 전 시장 지지율은 주춤한 반면, 박 전 대표 지지율은 미세하지만 꾸준하게 오르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이 전 시장은 ‘차기 대통령으로 누가 가장 낫다고 생각하냐’는 물음에 43.8% 지지를 얻었다. 지난번(4월3일) 조사(47.5%)에 비해 약간 떨어졌다. 박 전 대표는 21.2% 지지를 얻었다. 추세로 볼 때 지난해 12월 말 13.8%(이명박 47.7%)를 최저점으로 꾸준한 상승세다. 박근혜, 왜 오르나?=박 전 대표의 지지율 상승은 한나라당 지지층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한나라당 지지층을 대상으로, ‘한나라당 후보 적임자’를 묻는 물음에 박 전 대표는 38.2% 지지를 얻었다. 2월3일 한나라당 지지층을 상대로 한 같은 조사에서 이 전 시장에게 31.8%포인트(이명박 62.7%, 박근혜 30.9%) 뒤졌던 것이 이번 조사에선 21.9%포인트(이명박 60.0%, 박근혜 38.2%)로 크게 좁혀졌다. 두 달 남짓 만에 10%포인트를 따라잡은 것이다. 임상렬 리서치플러스 사장은 “이 전 시장이 높은 지지율을 지탱할 무언가를 계속 보여주지 못함에 따라, 이 전 시장으로 흡수됐던 한나라당 지지층 일부가 다시 박 전 대표에게 돌아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역별로는 충청권에서 박 전 대표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지난 3일 조사에서 충청권의 박 전 대표 지지율은 22.6%(이명박 49.3%)였으나, 이번 조사에선 33.3%로 크게 올라 이 전 시장(28.6%)을 역전했다. 4·25 재보궐 선거를 맞아 잇따른 대전 방문유세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표 캠프는 크게 고무된 분위기다. 박 전 대표 캠프는 이런 상승세가 ‘현장’으로부터 시작됐다고 보고, 유권자들과의 직접 접촉을 늘릴 계획이다. 이정현 공보특보는 “5월에는 ‘오지에서 낙도까지’란 구호를 내걸고 전국 구석구석을 찾아가겠다”고 말했다.
이명박, 일시적 조정인가 하락의 시작인가?=이 전 시장 캠프는 위기감을 내비쳤다. ‘그동안 대세론에 취했다’는 내부 비판도 나온다. 캠프 관계자들도 “4월은 박 전 대표의 판정승”이라고 시인했다. 정두언 의원은 “최근 조직, 기획, 정책, 이슈 등에서 다 졌다. 박 전 대표는 공세적이었던 반면, 우린 방어에만 치중했다”고 자평했다. 이 전 시장 캠프는 특히 종전에 ‘중도’와 ‘대세’ 이미지를 앞세워 범여권과 박 전 대표 지지층으로부터의 ‘이탈 표’를 넘겨받았던 것과 정반대의 현상이 일어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번엔 이 전 시장 지지층이 거꾸로 범여권과 박 전 대표 양쪽으로 되돌아가는 듯한 양상이 있기 때문이다. 최근 노무현 대통령의 지지율 상승도 이에 한몫했다. 이 전 시장 캠프는 최근의 하락 추세는 너무 높았던 지지율 조정일 뿐, 지속적인 하락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전 시장 지지율은 범여권 후보 결정 과정에서 또다른 차원의 출렁거림이 예상된다. 김도종 명지대 정외과 교수는 “범여권 후보가 등장하면, 지지층이 겹치는 이 전 시장 지지율이 호남과 충청을 중심으로, 상당한 폭으로 떨어져 결과적으로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 지지율 격차가 더 줄어들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전 시장 쪽에선 앞으로 더 오르기를 기대하기보단, ‘얼마나 (지지율이) 덜 떨어지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그러나 “범여권에서 뚜렷한 후보를 내지 못한다면, 이 전 시장 지지율이 다시 오름세를 탈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여론조사는 지난 21일 <한겨레>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서치플러스’에 맡겨 전국 19살 이상 남녀 700명을 대상으로, 전화 여론조사 방식으로 실시했다. 오차 한계는 95% 신뢰 수준에서 ±3.7%포인트다. 권태호 황준범 성연철 기자 ho@hani.co.kr
이 43%…일부 부동층·여권 지지로 이탈 한나라당의 두 유력 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의 지지율 격차가 좁혀지고 있는 것일까. 요즘 정치권의 최고 논란거리다. <한겨레>가 지난 21일 리서치플러스에 의뢰해 벌인 대선 여론조사를 보면,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급격히 좁혀졌다고 보긴 힘들다. 다만 이 전 시장 지지율은 주춤한 반면, 박 전 대표 지지율은 미세하지만 꾸준하게 오르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이 전 시장은 ‘차기 대통령으로 누가 가장 낫다고 생각하냐’는 물음에 43.8% 지지를 얻었다. 지난번(4월3일) 조사(47.5%)에 비해 약간 떨어졌다. 박 전 대표는 21.2% 지지를 얻었다. 추세로 볼 때 지난해 12월 말 13.8%(이명박 47.7%)를 최저점으로 꾸준한 상승세다. 박근혜, 왜 오르나?=박 전 대표의 지지율 상승은 한나라당 지지층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한나라당 지지층을 대상으로, ‘한나라당 후보 적임자’를 묻는 물음에 박 전 대표는 38.2% 지지를 얻었다. 2월3일 한나라당 지지층을 상대로 한 같은 조사에서 이 전 시장에게 31.8%포인트(이명박 62.7%, 박근혜 30.9%) 뒤졌던 것이 이번 조사에선 21.9%포인트(이명박 60.0%, 박근혜 38.2%)로 크게 좁혀졌다. 두 달 남짓 만에 10%포인트를 따라잡은 것이다. 임상렬 리서치플러스 사장은 “이 전 시장이 높은 지지율을 지탱할 무언가를 계속 보여주지 못함에 따라, 이 전 시장으로 흡수됐던 한나라당 지지층 일부가 다시 박 전 대표에게 돌아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역별로는 충청권에서 박 전 대표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지난 3일 조사에서 충청권의 박 전 대표 지지율은 22.6%(이명박 49.3%)였으나, 이번 조사에선 33.3%로 크게 올라 이 전 시장(28.6%)을 역전했다. 4·25 재보궐 선거를 맞아 잇따른 대전 방문유세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표 캠프는 크게 고무된 분위기다. 박 전 대표 캠프는 이런 상승세가 ‘현장’으로부터 시작됐다고 보고, 유권자들과의 직접 접촉을 늘릴 계획이다. 이정현 공보특보는 “5월에는 ‘오지에서 낙도까지’란 구호를 내걸고 전국 구석구석을 찾아가겠다”고 말했다.
이명박, 일시적 조정인가 하락의 시작인가?=이 전 시장 캠프는 위기감을 내비쳤다. ‘그동안 대세론에 취했다’는 내부 비판도 나온다. 캠프 관계자들도 “4월은 박 전 대표의 판정승”이라고 시인했다. 정두언 의원은 “최근 조직, 기획, 정책, 이슈 등에서 다 졌다. 박 전 대표는 공세적이었던 반면, 우린 방어에만 치중했다”고 자평했다. 이 전 시장 캠프는 특히 종전에 ‘중도’와 ‘대세’ 이미지를 앞세워 범여권과 박 전 대표 지지층으로부터의 ‘이탈 표’를 넘겨받았던 것과 정반대의 현상이 일어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번엔 이 전 시장 지지층이 거꾸로 범여권과 박 전 대표 양쪽으로 되돌아가는 듯한 양상이 있기 때문이다. 최근 노무현 대통령의 지지율 상승도 이에 한몫했다. 이 전 시장 캠프는 최근의 하락 추세는 너무 높았던 지지율 조정일 뿐, 지속적인 하락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전 시장 지지율은 범여권 후보 결정 과정에서 또다른 차원의 출렁거림이 예상된다. 김도종 명지대 정외과 교수는 “범여권 후보가 등장하면, 지지층이 겹치는 이 전 시장 지지율이 호남과 충청을 중심으로, 상당한 폭으로 떨어져 결과적으로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 지지율 격차가 더 줄어들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전 시장 쪽에선 앞으로 더 오르기를 기대하기보단, ‘얼마나 (지지율이) 덜 떨어지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그러나 “범여권에서 뚜렷한 후보를 내지 못한다면, 이 전 시장 지지율이 다시 오름세를 탈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여론조사는 지난 21일 <한겨레>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서치플러스’에 맡겨 전국 19살 이상 남녀 700명을 대상으로, 전화 여론조사 방식으로 실시했다. 오차 한계는 95% 신뢰 수준에서 ±3.7%포인트다. 권태호 황준범 성연철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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