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된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1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송영길 전 대표가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으로 구속된 것에 대해 “당 차원에서 국민들에게 제대로 사과하고 현직 (이재명) 당 대표가 이 문제에 대해 근본적으로 국민들이 납득할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19일 비비에스(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전직 대표가 돈 문제로 구속됐다면 엄청난 일이다. 그것도 개인 사업을 하다 그런 게 아니고 당 전당대회와 관련해서 (구속 된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에 당대표로 출마한 송 전 대표는 자신에 대한 지지를 독려하기 위해 6650만원가량의 돈봉투를 민주당 현역 국회 의원과 지역본부장들에게 전달하는 데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유창훈 서울중앙지검 영장전담부장판사는 이날 새벽 “피의자가 거액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하고 당대표 경선과 관련한 금품수수에 일정 부분 관여한 점이 소명되는 등 사안이 중하다”며 송 전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유 부장판사는 지난 9월에는 이재명 대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김 의원은 당 차원의 진상조사를 벌이지 않았던 지도부의 리더십 문제를 지적했다. 김 의원은 “우리가 수사권이 없다고 도망 다니지 말고, 관련된 의원들을 불러서 사실이냐고 솔직하고 이야기를 들어보면 어느 정도 나온다”며 “그러면 거기에 따라서 우리가 솔직하게 국민들한테 밝히고, 끊고 갔어야 한다. 근데 이걸 여기까지 질질 끌고 법원에서 판결이 나고 민주당이 재판받는 상황까지 오게 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김 의원은 돈봉투 사건에 대한 지도부의 수세적 대응에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 문제가 얽혀있다고도 주장했다. 김 의원은 “완전히 리더십 실종”이라며 “(이재명 대표) 본인이 사법적으로 문제가 있으니까. 만약에 이런 식으로 일을 처리하게 되면 본인도 당 대표를 내려놔야 한다. 그걸 피해가기 위해 어정쩡한 리더십 실종 상태, 도덕 문제에 대해 아무런 리더십을 발휘를 못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자신이 속한 당내 비주류 의원모임 ‘원칙과 상식’에서 제안한 이재명 지도부의 사퇴와 통합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거듭 주장했다.
김 의원은 “결국 통합비대위로 가야 한다”라며 “지금 이재명 대표가 비슷한 문제와 관련해서 재판을 받고 있다. 불똥이 본인한테 옮겨올 것 같아서 사실 처리를 못 하는 것 아닌가. 그 문제가 당 전체로 불길이 번지는 것을 끊어줘야 하는 게 당 대표”라고 말했다.
임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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