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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까치밥까지 먹어치우나”…범야권 ‘연동형 비례’ 답없는 민주당 압박

등록 2023-11-20 20:08수정 2023-11-21 02:47

20일 전국비상시국회의 주관으로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정치개혁과 선거법 개악저지를 위한 제 정당-시민사회 토론회’가 열렸다. 왼쪽부터 이태호 참여연대 운영위원장, 이양수 민주노총 정치위원장,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태일 전 장안대 총장, 이은주 정의당 의원, 강성희 진보당 의원, 김찬희 녹색당 공동대표, 오준호 기본소득당 공동대표. 사진 이탄희 민주당 의원실 제공.
20일 전국비상시국회의 주관으로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정치개혁과 선거법 개악저지를 위한 제 정당-시민사회 토론회’가 열렸다. 왼쪽부터 이태호 참여연대 운영위원장, 이양수 민주노총 정치위원장,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태일 전 장안대 총장, 이은주 정의당 의원, 강성희 진보당 의원, 김찬희 녹색당 공동대표, 오준호 기본소득당 공동대표. 사진 이탄희 민주당 의원실 제공.

“민주당 지도부는 국민과의 약속을 지킬 것인지, 아니면 국민의힘과 야합할 것인지 기로에 서 있다.”(하승수 변호사)

“민주당이 대선 전에 (위성정당 창당을) 반성한 것 아닌가. 그래서 ‘정치교체 하겠다. 정권교체 막아달라’고 호소한 거 아닌가. 지금이라도 그 약속을 지켜야 할 것 아닌가.”(이태호 참여연대 운영위원장)

20일 재야 민주화운동 원로들이 꾸린 전국비상시국회의 주관으로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정치개혁과 선거법 개악저지를 위한 제 정당-시민사회 토론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을 향한 시민사회와 야권 인사들의 비판이 쏟아졌다. 내년 4·10 총선을 140여일 앞두고 거대 양당이 선거제를 병립형 비례대표제(비례의석을 정당 득표율만큼 단순 배분하는 제도)로 ‘개악’하는 데 합의했단 의심의 눈초리가 나오는데도 168석을 가진 민주당 지도부가 침묵을 지키고 있어서다.

양당은 2020년 21대 총선 당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정당 득표율에 따라 각 당 의석수를 정한 뒤, 지역구 당선자가 그에 못 미칠 때 일부를 비례대표로 채워주는 제도)를 도입하면서 ‘꼼수 위성정당’을 만들어 제도를 무력화하고도, 아직까지 위성정당 방지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여야가 거대 양당 체제를 깰 수 있게 최소한 준연동형 비례제를 유지하며 위성정당 방지를 선언해야 한다는 게 이들의 요구다.

이부영 시국회의 상임고문은 인사말에서 “까치·참새들을 죽이고 까치밥까지 먹어치우려는 솔개·매가 덮치려는 현실을 국민에게 고발하는 자리”라고 했다. 하승수 변호사는 발제에서 “(2022년 대선 직전 비례성을 높이는 선거제도를 약속한) 민주당이 병립형 비례대표제로 퇴행한다는 것은 국민과의 약속을 정면으로 저버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야권에 선거법 개정은 총선에서 ‘반윤석열 전선’을 구축한 다당제 연합정치에 나설 것인지, 야권이 각자도생할 것인지를 가를 변수이기도 하다. 토론회에 참석한 김찬휘 녹색당 공동대표는 “민주당의 의석이 늘어야 개혁적인 일을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민주당 내 의원과 바깥의 개혁 세력이 함께 힘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토론회에는 김상희·우원식·민형배·이탄희 의원 등 민주당 개혁파들과 김준우 정의당 비상대책위원장, 오준호 기본소득당 공동대표, 윤희숙 진보당 대표도 참석했다. 시민사회와 진보 야당들은 향후 정치개혁을 위한 공동 협의체를 꾸려 거대 양당을 압박해나갈 계획이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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