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이 30일 성동구의 한 카페에서 열린 2030 청년좌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의 ‘노인 폄하 발언’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같은 당 양이원영 의원이 1일 김 위원장을 옹호하면서 한 발언으로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저녁 “오해하신 분들에 대해서는 심려 끼쳐드린 점에 유감”이라고 말했다.
양이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김 위원장의 발언을 “맞는 얘기”라며 “지금 어떤 정치인에게 투표하느냐가 미래를 결정하지만, 지금 투표하는 많은 이들은 그 미래에 살아 있지도 않을 사람들”이라고 썼다. 이에 국민의힘에서 “이제는 ‘더불어망언당’이냐”(박대출 정책위의장), “어르신 폄훼에도 2차 가해를 하냐”(황규환 수석부대변인) 등 비판이 나오자 양이 의원은 “나이 많은 이들을 비하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해당 대목을 삭제했다.
앞서 지난 30일 김은경 위원장은 2030세대 청년 좌담회에서 아들이 중학생 시절 ‘왜 나이 든 분들이 우리 미래를 결정하느냐’고 물었던 일화를 소개하면서 “아들(의 질문)은 우리 미래가 훨씬 긴데 왜 미래가 짧은 분들이 똑같이 표결하냐는 거죠”라고 말했다. 그는 “자기 나이부터 평균 여명까지 비례적으로 투표를 하게 해야 한다는 거죠. 그 말은 합리적이죠”라면서도 “(하지만)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1인 1표 선거권이 있으니까 그럴 수 없다는 이야기를 했어요. 그래서 투표장에 젊은 분들이 나와야 의사가 표시된다라고 결론을 내린 기억이 나요”라고 말했다.
휴가 중인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페이스북에 “김 위원장의 발언은 민주당의 노인 무시, 노인 비하 디엔에이(DNA)의 화룡점정”이라며 “민주당 혁신위는 김 위원장 이하 전원이 국민 앞에 사과하고, 모든 직으로부터의 사퇴는 물론 혁신위를 스스로 해체하는 것이 최소한의 도리”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안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이상민 의원은 에스비에스(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공격받을) 빌미를 제공하지 말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저녁 김 위원장은 “제가 곧 60살이다. 저도 노인 반열에 들어가는데 무슨 노인 폄하를 하겠느냐”고 해명했다. 그는 민주당 인천시당 사무실에서 한 ‘인천시민과의 대화’에서 “(발언의) 앞뒤를 자르고 맥락 연결을 이상하게 해 노인 폄하인 것처럼 말하는데 그럴 의사는 전혀 없었다. 마음을 상하게 했다면 유감이다”라고 말했다.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 엄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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