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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김기현호 심상찮은 ‘재보궐 성적’…1년 뒤 ‘총선 비대위’ 벌써 언급도

등록 2023-04-06 07:00수정 2023-04-06 16:41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주호영 원내대표가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주호영 원내대표가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기현호가 오는 8일 출범 한달을 맞지만 이렇다 할 존재감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컨벤션 효과는커녕 더불어민주당에 당 지지율까지 역전당하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모습이다. 여기에 김재원, 태영호, 조수진 최고위원 등 당 지도부의 잇단 설화까지 겹치면서 당내에서는 김 대표의 리더십 부재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기현 대표 체제 출범 이후 당이 주도적으로 이끈 정책은 ‘천원의 아침밥’ 지원 대상 확대와 ‘2분기 전기·가스요금 인상 보류’ 정도다. 논란이 된 정부의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해법, ‘주 69시간(주 6일 근무 기준) 노동시간 개편’ 등과 관련해서는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전략 부재를 우려하는 시선이 적지 않다. 국민의힘 지도부의 한 의원은 “임팩트 있게 (정책을 이끄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하는데 그게 안 보인다”고 했다. 한 초선 의원은 “김 대표 취임 이후 꼽을 수 있는 정책은 ‘천원의 아침밥’ 지원 대상을 확대하겠다는 것 정도인데, 지원 대상에서 소외된 대학이 많기 때문에 대표정책이라고 할 수 없다”며 “김 대표 체제는 그야말로 무색무취하다”고 말했다.

당이 주도적으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배경은 친윤석열계 일색으로 채워진 지도부 구성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집권당이 용산 대통령실만 쳐다보며 ‘여의도출장소’로 전락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전당대회 과정에서 ‘연포탕’(연대·포용·탕평) 인사를 약속했지만, 취임 이후 친윤계와 영남 일색 인사들로 지도부를 꾸렸다. 같은 당 윤상현 의원은 지난 4일 <한국방송>(KBS) 라디오에서 “김 대표가 ‘연포탕’ 얘기를 계속했는데, 탕평책이 이뤄지지 않았다. 다양성과 역동성 면에서 당이 국민한테 보여주는 모습이 약해서 지지율이 이런 식으로 (떨어지지) 않느냐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고위원들의 잇단 설화에 김 대표가 강단 있게 대응하지 못하면서 리더십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커지는 상황이다. 5·18민주화운동과 제주4·3 관련 퇴행적인 발언과 ‘전광훈 우파 천하 통일’ 발언 등으로 논란을 빚은 김재원 최고위원을 비롯해 ‘4·3 김일성 지령설’을 이어가는 태영호 최고위원에 이어 5일에는 조수진 최고위원이 양곡관리법 대안으로 ‘밥 한 공기 다 비우기’ 운동을 제안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이런 논란이 반복되는 양상을 보이자, 당내에서는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출범을 언급하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앞서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난 3일 페이스북에 “당 지도부가 소신과 철학 없이 무기력하게 줏대 없는 행동을 계속한다면 총선을 앞두고 더 큰 위기를 맞이할 수 있다”며 “총선을 앞두고 비대위 체제로 가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느냐”고 썼다. 홍 시장은 이후 비대위를 언급한 대목을 삭제했다.

김기현호 위기는 지지율 하락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3일 리얼미터가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신뢰수준 95%, 표본오차 ±2.0%포인트) 국민의힘 지지율은 37.1%(3월27~31일)로 전당대회 직전(2월27일~3월3일) 44.3%보다 7.2%포인트 낮아졌다. 반면 같은 기간 민주당 지지율은 40.7%에서 47.1%로 6.4%포인트 올랐다.

손현수 기자 boysoo@hani.co.kr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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