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6일 김기현 대표를 향해 “당 대표는 원내대표랑 달리 악역을 좀 맡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여당이 지금처럼 구태한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김기현호가 오래 가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하 의원은 이날 <시비에스>(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국민의힘 지도부에서 매일매일 설화가 하나씩 터진다’는 사회자 질문에 “제가 지역구에 가면 ‘어떻게 네 당은 이재명보다도 못하냐’ ‘한심해 죽겠다’는 말을 듣는다”며 이렇게 말했다.
하 의원은 “대표가 악역을 자처하지 않으면 우리 당은 가망이 없다. 설화가 생기면 단호하게 조치를 취하고 문책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된다”며 “김재원 최고(위원의 4·3 폄하) 발언이 나왔을 때 징계성 조치를 해야 했다. 윤리위원회에 회부하지 않더라도, 김 최고 본인이 아닌 김 대표가 ‘한 달간 나오지 말라’고 해야 했다”고 했다.
하 의원은 김 최고위원을 포함해 4·3 김일성 지시설을 언급한 태영호 최고위원과 밥 한공기 비우기 운동을 말한 조수진 최고위원 등이 연달아 물의를 빚는 것에 관해서는 “당내 문화, 인식이 고루하고 구태스러운 것 같다. 이런 식으로 가다가는 지도부도 오래 못 가고 단명할 것”이라며 “국민이 공감할만한 대안이 나오지 않으면 우리 당은 2류 정당이 될 것이고, 총선 때 제3의 정당이 나올 것이다. 사실상 여당 역할을 못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손현수 기자 boyso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