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정부의 ‘근로시간 제도 개편 방안’을 둘러싼 윤석열 대통령과 대통령실, 정부의 오락가락 행보에 대해 “좌충우돌 뒤죽박죽 혼란의 도가니”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우 의원은 22일 <와이티엔>(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인터뷰에서 “대통령과 대통령실 말이 다르고 고용노동부는 오락가락하고 (있다.) 국민을 무슨 장난감 다루듯이 하는 것 같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어 “노동시간 제도라는 것은 국민들의 삶과 또 일에 있어서 가장 밀접한 제도”라며 “국민의 삶과 직결된 이 나라 운영을 어떻게 이런 식으로 할 수 있는가”라고 덧붙였다.
노동시간 개편방안은 정부가 ‘노동개혁’의 첫 단추로 꼽은 과제이지만, 혼란스러운 메시지와 오락가락 행보로 혼선을 자초하고 있다. 앞서 고용노동부는 지난 6일 주 최대 69시간(주 7일 기준 80.5시간)까지 일할 수 있도록 허용한 안을 발표했다. 이에 엠제트(MZ)노조 등이 반대하고 나서자, 대통령실은 “법안 내용과 대국민 소통에 관해 보완할 점을 검토하라”는 윤 대통령의 지시 내용을 전했다. 그러나 같은 날 오후 한덕수 국무총리는 “(개편방안을) 수정해야 한다는 생각은 전혀 없다”며 대통령실과 엇박자를 보였다.
대통령실에서도 혼선을 초래하는 발언이 나왔다. 안상훈 사회수석은 지난 16일 “윤석열 대통령께서는 연장근로를 하더라도 주 60시간 이상은 무리라는 인식을 갖고 있고 적절한 캡(상한)을 씌우지 않은 것에 보완을 지시했다”고 밝혔지만, 20일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의견 수렴을 하면 주 60시간이 아니라 그 이상 나올 수 있다. (윤 대통령의 발언이) 개인적 생각에서 말씀한 것이지, 논의의 가이드라인을 주고자 하는 의도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논란이 일자, 이후 윤 대통령은 21일 국무회의에서 “주당 60시간 이상 근무는 건강보호 차원에서 무리라는 생각은 변함없다”고 밝혔다.
우 의원은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의 지난 20일 발언을 놓고서도 “정말 어이가 없다. 대통령실 참모가 (대통령 발언을 두고) ‘대통령의 발언은 개인 의견이다’ 이렇게 얘기하는 것도, 저는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황당한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이정식 노동부 장관을 향해서는 “장관이 정말 대통령에게 제대로 보고를 했는지도 의심스럽다”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대통령이 기분에 따라서 장관의 의견을 무시하고 정책을 마구 바꾸는 것 아닌가 이런 생각도 든다”고 했다. 그는 “정책이라는 게 늘 찬반 의견이 있기 때문에 장관이 반대 여론과 찬성 여론 이런 것들을 한꺼번에 제대로 보고를 했다면, 이런 난맥상이 나타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요즘 용어로 이정식 장관은 ‘윤핵관’이 아닌 건 분명한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경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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