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인 임이자 의원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근로시간 제도 개편 방향 토론회에서 ‘새로고침노동자협의회’ 유준환 의장 등 참석자들에게 근로시간 제도 개편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실이 16일 정부의 ‘근로시간 제도 개편방안’(개편방안)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연장근로를 하더라도 주 60시간 이상은 무리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비판 여론을 가라앉히려 연일 대통령실이 진화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안상훈 대통령실 사회수석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열어 “고용노동부는 연장근로시간 단위 기간을 월, 분기, 반기, 년, 중에 노사합의를 통해 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지난 6일) 입법 예고했다. 하지만 (법안이) 장시간 근로를 조장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입법예고된 정부안에서 (노동시간에) 적절한 상한 캡을 씌우지 않은 것을 유감으로 여기고 보완을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노동시간 개편에 대한 윤 대통령의 구체적인 발언이 나온 것은 고용노동부의 방안 발표(지난 6일) 뒤 열흘 만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개편방안 수정 시한에 대해 “시간을 당장 못박는 것은 (윤 대통령의 지시) 취지에 맞지 않는다”며 “현장에 귀 기울이며 보완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안 수석 브리핑은 윤 대통령이 일본으로 떠난 가운데, 예고없이 이뤄졌다. 주당 최대 69시간(주 7일 기준 80.5시간)까지 일할 수 있도록 허용한 정부 개편방안에 비판 여론이 거세자 연달아 윤 대통령의 발언을 공개하며 진화에 총력을 쏟는 모양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14일 “입법 예고 기간 중 표출된 근로자들의 다양한 의견, 특히 엠제트(MZ) 세대 의견을 면밀히 청취해 법안 내용과 대국민 소통에 관해 보완할 점을 검토하라”고 말했다. 16일 나온 전국지표조사(NBS)에서 정부 개편방안에 대한 반대는 54%로 찬성(40%)보다 높았다.
이런 가운데 개편방안에 반대한 ‘엠제트 노조’는 이날 국민의힘이 개최한 토론회에서 거듭 비판 의사를 나타냈다. 엠제트 노조로 불리는 새로고침노동자협의회 유준환 의장은 “(주 노동시간이) 52시간을 초과해야 한다는 주장은 적어도 노동자 쪽 주장이 아니다”며 “정부 발표 취지가 진정 노동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그 취지가 개편안에 반영됐는지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이재훈 기자
nang@hani.co.kr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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