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일 서울 중구 유관순기념관에서 열린 제104주년 3·1절 기념식을 마친 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 등과 차례로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1일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첫 3·1절 기념사는 1340여자로 이례적으로 짧았다. 지난해 8월15일 첫 광복절 경축사(약 3640자)와 비교하면 3분의 1가량, 지난해 3·1절 문재인 당시 대통령 기념사(약 6400자)보다는 4분의 1 수준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취임 첫 3·1절이던 2013년 기념식에서 2600여자,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08년 첫 기념식에서 2200여자 분량의 연설을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초안에서 윤 대통령이 직접 빨간펜을 잡고 수정해서 분량이 줄었다. 윤 대통령이 3·1절에 맞는 분산되지 않은 분명한 메시지를 내길 원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5분25초간 낭독한 기념사에서 독립(10회)에 이어, 자신의 핵심 가치로 앞세워 온 자유(8회)를 두 번째로 많이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 모두 기미독립선언의 정신을 계승해서 자유, 평화, 번영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 가자”고 강조했다. 또 조국(7회), 미래(5회), 번영·위기·기억(각 4회), 안보·변화·협력(각 3회)을 말했다.
서울 중구 유관순기념관에서 열린 이날 기념식에는 독립유공자 유족, 여야 지도부, 사회 각계 대표 등 약 1300명이 모였다. 대통령실은 “지난 3년간은 코로나19로 비대면 소규모 행사로 진행했으나 이번엔 일상 회복과 함께 현장성을 살렸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3·1절 독립유공 포상 대상자 104명 중 5명에게 직접 훈장도 수여했다.
기념식은 민족 대표 33인을 상징하는 33개의 태극기가 입장하면서 시작했다. 김건희 여사도 참석해 윤 대통령과 나란히 앉아 태극기를 흔들었다. 개식 선언에는 윤 대통령의 죽마고우인 이철우 연세대 교수의 아버지 이종찬 우당교육문화재단 이사장이 참여했다. 독립선언서 영상 낭독에는 뮤지컬 영화 <영웅>의 윤제균 감독과 배우 정성화씨 등이, 기념식장에서는 독립유공자 고 김낙원 선생의 증손녀 김희경씨, 이화여고 학생이자 2022년 유관순 횃불상 수상자인 이소영 학생 등이 함께했다.
윤 대통령은 마지막 식순인 ‘만세 삼창’을 한 뒤 퇴장하다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 권성동·윤상현 의원 등과 인사를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도 눈인사와 악수를 나눴다. 두 사람은 지난해 10월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만난 뒤 약 5개월 만에 얼굴을 마주쳤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배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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