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2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합동참모본부에서 준비한 북한 무인기 식별 및 대응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지난 26일 북한 무인기가 수도권 영공을 침범했을 때 군이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다며 사과했다.
이 장관은 28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어제 작전본부에서 두차례에 걸쳐 국민께 송구한 말씀을 올렸고 오늘도 마찬가지”라며 “국방부 장관으로서 북한 무인기 도발 상황에 대응하는 작전의 결과에 대해 국민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무인기 사태에 대한 긴급 현안질의를 위해 마련된 이날 회의에서 여야는 서로 전·현 정부로 책임을 돌리며 맞섰다.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날 윤석열 대통령이 ‘문재인 정부에서 군 훈련을 게을리해 이번 사태가 벌어졌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을 가리켜 “대통령에게 (국방부 장관이) 어떻게 보고를 했길래 대통령이 아무것도 모르고 이렇게 답변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이 장관은 “합동참모본부 주도의 자산들을 통합 운영하는 훈련이 없었다. 그래서 전무하다는 표현을 사용한 것이라고 이해하시면 된다”고 답했다.
이 장관이 다른 의원들의 질문에도 비슷한 취지로 답변을 이어가자 야당 의원들은 반발했다. 김병주 민주당 의원은 “(전 정부가) 군 훈련을 전혀 안 했나. 대통령이 왜 거짓말을 하나. (거짓말을) 하게 만든 대통령실 안보실장이나 국방부 장관이나 문제 있는 것 아닌가”라며 따졌다.
국방부 장관과 윤석열 대통령이 이번 사태를 보고받은 시간이 너무 늦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북한의 무인기가 오전 10시25분께 발견됐는데, 이 장관에게는 오전 11시50분, 윤 대통령에게는 낮 12시12분 보고돼, 발견 시각으로부터 약 1시간 반~1시간50분 차이 난다는 것이다. 김병주 의원은 “완벽한 작전 실패”라고 말했다. 이에 이 장관은 “초기에 티오디(TOD·열상감시장비)나 레이더에 잡히는 것이 뭔지 분석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무인기 사태의 원인이 문재인 정부 시절 남북이 맺은 9·19 군사합의 때문에 드론 관련 투자를 소홀히 한 탓이 크다고 주장했다. 신원식 의원이 “(무인기 사태를 막을) 골든타임을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놓친 것보다 더 심각한 게 9·19 합의라고 생각한다. 어떻게 생각하나”라고 묻자, 이 장관은 “상당히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을 생각한다”며 호응하기도 했다. 이 장관은 9·19 군사합의를 파기해야 한다는 임병헌 의원의 주장에도 “9·19 군사합의는 우리만 지키라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신형철 기자
newiron@hani.co.kr 선담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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