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총리 “누 끼쳐 죄송”…노 대통령 “순방중 차질 없도록”
이해찬 국무총리는 ‘3·1절 골프’ 파문과 관련해, 6일 노무현 대통령에게 “누를 끼쳐서 죄송하다”고 직접 사과했다. 그러나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이 총리가 사퇴하지 않을 경우 해임건의안을 제출하겠다며 공세를 강화해, 이 총리의 사퇴 여부를 둘러싼 정치적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 총리는 이날 오전 노 대통령의 아프리카 3개국 순방에 앞서 출국 인사차 청와대를 방문한 자리에서 노 대통령에게 죄송하다는 뜻을 밝혔다고 최인호 청와대 부대변인이 전했다.
이에 대해 노 대통령은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았으며, “순방 기간 국정에 차질이 없도록 잘 챙겨달라”고 당부했다.
노 대통령과 이 총리의 이날 면담 자리엔 이병완 청와대 비서실장과 일부 수석비서관들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 대통령은 아프리카 순방(6∼14일)을 마치고 귀국하는 이달 중순께 이 총리 유임 여부에 대한 의견을 밝힐 방침이다. 청와대는 노 대통령 순방기간에 이 총리 골프 파문과 관련한 여론의 동향을 지켜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이방호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총리가 즉각 사임해 국민의 분노를 잠재우지 않으면 야당으로서 취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하겠다”며 해임건의안을 낼 뜻을 거듭 밝혔다. 이상렬 민주당 대변인도 “이 총리가 사퇴하지 않을 경우 해임건의안 제출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열린우리당은 사건의 파장과 여론의 추이를 주시하며 수습책 마련에 부심했다. 정동영 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총리가 겸허한 자세로 국민 앞에 사과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이 문제에 대한 의원들의 개별적인 의견 개진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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