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영 용산구청장이 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7일 “(이태원 참사 당시) 현장에 도착해 긴급 구조활동을 벌이고 대책 마련을 지시했으나 역부족”이었다고 말했다.
박 구청장은 이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긴급 현안질의에서 현재 심경을 묻는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유가족과 국민 여러분께 사과와 위로를 말씀을 드린다. 시간을 되돌릴 수 없다는 애통함과 죄송함을 금할 길 없다”며 이렇게 말했다.
박 구청장은 이어 “(유가족 등에게) 또 다른 상처를 드릴까 염려해 언론 질문에 답변도 드리지 못했다. 죄인의 심정”이라며 “구청장으로 책임을 회피하지 않고 진상규명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는 말이 무슨 뜻이냐는 조은희 의원의 질의에 “국민의 안전을 지켜야 한다는 구청장의 무한한 책임 면에서 말씀드린 것”이라고만 답했다. 조 의원이 재차 “구체적으로 무슨 책임”이냐고 했지만, 박 구청장은 “여러 가지 큰 희생이 난 것에 대한 제 마음의 책임”이라며 얼버무렸다.
하지만 이태원 참사 당일인 지난달 29일 박 구청장의 행적은 “현장에 도착해 긴급 구조활동을 벌이고 대책 마련을 지시했으나 역부족”이었다는 해명과는 잘 맞지 않는다.
박 구청장은 참사 당일 고향인 경남 의령을 다녀온 뒤 오후 8시20분께 참사 현장 인근인 이태원 퀴논길을 지나갔지만,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불과 10여분 전인 오후 8시9분 112에는 “여기 인원이 너무 많아 정체가 돼서 사람들 미치고 난리가 나서 다치고 있다”는 접수가 들어왔다. 박 구청장은 지역구 국회의원인 권영세 통일부 장관 등이 있는 단체 대화방에 “인파가 많아 걱정된다”는 글만 올렸을 뿐 경찰이나 구청 직원들에게 안전대책을 지시하지 않았다.
서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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